페이톤 대신 ‘플래그십 세단’ 중책 맡은 아테온, ‘R라인’ 패키지로 매력↑

/ 제갈민 기자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R라인 4모션은 동급 경쟁 모델들에 비해 긴 전장과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자동차 업계에서 ‘플래그십(기함급) 세단’이라고 하면 중후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게 일반적다. 그런데, 폭스바겐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중형급 세단 아테온을 플래그십 모델로 내세웠다. 여기에 최근에는 아테온에 스포티함을 더한 ‘아테온 R라인 4모션’ 모델을 출시해 플래그십 세단도 스포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늘씬하고 날렵해 보이는 외관, R라인 패키지로 스포티함 더해

아테온은 폭스바겐 브랜드에게 중요한 차량으로 손꼽힌다. 판매대수가 압도적으로 많거나 골프·파사트 같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차량은 아니지만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플래그십 세단이라 한다면 일반적으로 ‘브랜드에서 가장 큰 체격’을 갖춘 차량을 의미한다. 폭스바겐도 지난 2016년까지는 전장이 5m가 넘는 ‘페이톤’이라는 모델을 플래그십 세단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단종하고 플래그십 세단 칭호를 중형급 세단 아테온에 부여했다.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아테온은 수려한 외모와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휠베이스(축간거리)를 무기로 페이톤의 빈자리를 메우고 중형 세단도 플래그십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폭스바겐의 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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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은 기본형 모델보다 스포티함이 강조돼 더 역동적인 느낌이다. / 제갈민 기자

뿐만 아니라 스포티함을 강조한 R라인 모델까지 선보이며 소비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아테온 R라인 4모션 모델을 처음 마주하면 늘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제 아테온의 차체 크기는 △전장(길이) 4,865㎜ △전폭(너비) 1,870㎜ △전고(높이) 1,440㎜ △휠베이스(축간거리) 2,840㎜ 등을 자랑한다. 

크기는 경쟁 모델인 유럽 태생의 중형 세단과 비교 시 조금 더 길고 넓다. 휠베이스는 준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한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점이다. 긴 차체뿐만 아니라 낮은 전고와 앞뒤 바퀴 사이 간격이 멀어 차량이 더 늘씬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덕분에 실내 2열 레그룸(다리 공간)이 동급 경쟁 모델들에 비해 넉넉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고성능 전문 브랜드 R의 디자인 패키지가 적용돼 스포티한 감성이 더해졌고 덕분에 기본형 모델보다 더 날렵해 보인다. 기본형 모델과 차이점으로는 전면 범퍼의 형상과 후면의 배기 파이프(머플러팁), 그리고 휠 등이 더 역동적으로 디자인됐다. 여기에 전면 라디에이터그릴과 측면 앞 펜더에 R라인 모델임을 보여주는 ‘R’ 배지를 부착했으며 후면에는 리어스포일러를 적용해 스포츠 세단임을 강조했다.

실내에서도 기본형과는 다른 차량임을 강조했다. R라인 전용 세미버킷 나파가죽시트와 대시보드 및 도어 트림에 카본 무늬를 적용했고 스티어링휠 스포크 하단에 R 로고를 배치했고 스티어링휠 하단을 평평하게 깎아 D컷 형태로 디자인했다. 여기에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주행 간 보다 선명하고 풍부한 소리를 탑승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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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고 조작 편의성이 높다. / 제갈민 기자

◇ 조작 편의성 높인 센터페시아, 풍부한 안전·편의사양은 만족도 높아

아테온 R라인 4모션 실내 센터페시아 및 스티어링휠 디자인은 앞서 시승했던 티록이나 티구안 모델과 동일한 형상으로 설계돼 조작이 상당히 편리하다.

센터페시아 스크린은 9.2인치 크기로 모자람이 없으며 상단이 앞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주행 간 시인성이 높고 공조기 조작은 스크린 하단에 별도로 배치했다. 공조기는 터치 조작으로 설정할 수 있고 그 아래로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를 설치했다.

센터페시아 스크린을 통해서는 차량의 상태를 비롯해 운전자보조시스템 설정, 스마트폰 앱 커넥트(연결), 오디오 조작 등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 커넥트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선으로 연결해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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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은 시트가 기본형과 달리 세미버킷 시트로 적용돼 역동적인 주행에도 탑승자의 몸이 쏠리는 것을 방지해준다. / 제갈민 기자

기어노브 주변에는 주행모드 설정과 스톱앤고(ISG), 주차보조 기능 버튼이 위치한다. 정차 시 오토홀드 기능은 컵홀더 왼쪽에 물리 버튼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수납공간인 1열 시트 사이 콘솔박스 공간은 약간 협소하게 느껴진다. 12V 시거잭은 1열 컵홀더 왼쪽과 콘솔박스 후면 아래에 하나씩 설치했다. USB 연결 포트는 콘솔박스와 센터터널 후면에 설치했는데, 전부 C타입이라는 점이 약간 아쉬운 점이다. 센터터널 후면에는 2열 공조기가 설치됐고 2열 열선 기능 버튼을 탑재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에는 주행 간 운전자 보조 기능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 IQ.드라이브 조작버튼을 배치했고, 오른쪽에는 계기판 조작 버튼이 위치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지원하는데, HUD 정보창 높낮이 조절은 계기판 왼쪽 하단 다이얼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실내 분위기를 조절할 수 있는 무드등인 앰비언트 라이트는 30여가지 색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사소하지만 고급차라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편의사양 중 아쉬운 부분은 통풍시트가 빠진 점이다. R라인 전용 세미버킷 가죽시트가 적용되면서 통풍시트가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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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 실내 조작부는 폭스바겐 다른 모델과 비슷해 조작이 편리하다. / 제갈민 기자

◇ ‘EA288 evo’ 2.0ℓ TDI, 잘 달리면서 경제성 갖춰… 초반 굼뜬 가속력은 아쉬워

주행 간에 불편한 점은 크지 않다. IQ.드라이브 기능인 ACC와 차간 거리 조절 가감속, 차로 이탈 방지(LKAS) 기능은 운전자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로 잘 작동한다. 장거리 주행 시 피로도를 조금은 낮출 수 있어 보인다.

시트의 착좌감은 일반적인 세단에 비해 약간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역동적인 주행을 할 때는 시트 좌우의 사이드 볼스터 볼륨이 커 탑승자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줘 안락하기도 하다.

아테온 R라인 4모션은 폭스바겐의 신형 디젤 엔진인 ‘EA288 evo’를 사용해 효율성과 출력을 동시에 잡았지만 세팅 값 차이 때문인지 정차 후 출발 시 저속 구간에서 가속력이 약간 굼뜬 느낌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이러한 점을 상쇄하고 빠른 가속을 할 수 있지만 노말이나 컴포트, 에코 모드에서는 초반 토크가 약간 아쉽다.

고속도로에서 항속 주행 또는 고속 주행을 할 때는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반응이 즉각적이다. 저속 구간에서 가속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고속에서는 느껴지지 않고 시원한 가속 성능을 보이며 X영역 후반까지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 치고 나간다. 그러면서 고속에서 속도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4륜 구동 모델인 만큼 주행 안정감도 높다. 차량 외관 디자인이 공기역학적으로 전고를 낮게 디자인 한 점도 전후좌우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낮은 전고로 인해 헤드룸이 약간 낮게 느껴져 180㎝ 내외의 성인이 탑승하면 루프(천장)에 머리가 닿기도 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1열의 경우 시트 포지션을 낮게 설정하면 되지만 2열에 탑승할 시에는 약간 불편할 수 있어 보인다.

주행 간 평균 연료효율(연비)은 도심 20㎞ 및 고속도로 120㎞ 주행 시 16.8㎞/ℓ 수준까지 기록해 EA288 evo 엔진의 경제성을 증명했다. 도심에서 출근길 연비는 23㎞ 정도 주행 시 11㎞/ℓ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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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R라인 4모션은 스포트백 형태로 트렁크 도어가 후면 유리까지 열려 적재함 이용이 용이하다. 적재함 공간도 넓은 편이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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