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순이익이 반토막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임기 만료까지 반년 가량의 시간을 남겨둔 가운데 실적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임기 만료 6개월 앞으로… 경영 실적 관리 부담↑

여승주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여 대표는 지난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오른 후,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내년 초 그는 다시 한 번 연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또 다시 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현재까진 점치기 어려운 분위기다. 

특히 올해 들어 경영 실적이 마냥 좋지 못한 상황이라 연임가도가 순탄치 않아 보인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상반기 개별기준 순이익은 1,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감소했다. 매출액은 8조8,176억원, 영업이익은 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62.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49%로 전년 동기(2.55%) 대비 -1.06%포인트(p) 낮아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2%로 전년 동기보다 0.23%p 줄었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4,174억원으로 17% 감소했다.

한화생명 측은 실적 발표 당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매각익 감소와 상반기 시행한 특별상시전직지원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실적 악화에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순익은 감소했지만 고수익 일반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보험 본연의 주요 실적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의 수입보험료는 6조4,780억원으로 보장·저축성 보험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건전성 지표도 뒷걸음질을 쳤다. 6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19%로 전년 동기(0.16%) 대비 0.03%p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하락 및 금리상승으로 인한 유가증권 손상차손 발생하면서 건전성 분류가 하향 조정된 영향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역시,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167.6%로 나타났다. 전 분기(160%) 대비로는 7.6% 개선됐으나 전년 말(184.6%) 대비 낮아진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당국의 권고치(150%)를 넘기고 있으나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등을 감안하면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올해 한화생명은 공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장인 여 대표의 경영 관리 부담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자본건전성 제고라는 숙제가 그의 어깨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 지난 5월엔 회사의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된 상황이라 그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한편 한화생명 측도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단순히 (보험) 판매 실적 추이를 보고 전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운용자산 등 여러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건전성 제고와 관련해선 “RBC 비율은 당국의 권고치 수준을 넘기고 있다”며 “앞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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