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새 시리즈 ‘글리치’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사진은 전여빈(왼쪽)과 나나. /이영실 기자
넷플릭스 새 시리즈 ‘글리치’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사진은 전여빈(왼쪽)과 나나.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과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의 만남,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와 설정, 배우 전여빈‧나나의 신선한 케미스트리까지. 넷플릭스 새 시리즈 ‘글리치’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 분)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이다.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 등 다양한 장르와 현실 감성 가득한 이야기로 재능을 인정받은 노덕 감독과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선사했던 진한새 작가가 의기투합해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외계인을 보는 여자가 사라진 남자친구의 흔적을 쫓으며 시작해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확장되는 이야기와 그 안에서 성장해가는 매력적인 두 캐릭터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노덕 감독은 27일 진행된 ‘글리치’ 제작발표회에서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장르”라며 “미스터리로 볼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두 인물을 따라가는 버디물이기도 하다. SF이기도 하고 스릴러이기도 하다. 특정 장르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제목에 대해서는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을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본인만이 아는 고민이 있고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며 “남들은 알지 못하는 고민을 갖고 있는 점이 시스템 상의 일시적 오작동이나 버그를 의미하는 ‘글리치’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효와 보라, 두 인물을 대변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글리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전여빈과 나나, 노덕 감독. /이영실 기자
‘글리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전여빈과 나나, 노덕 감독. /이영실 기자

‘글리치’만의 특별한 감성을 담은 비주얼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노덕 감독은 “지효와 보라뿐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대면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했다”며 “그러다 보니 나도 용기를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고 흔하게 볼 수 없는 미장센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외계인’은 새로운 비주얼이 아닌, 친숙한 모습으로 완성됐다. 클래식한 외형에 야구 모자를 쓴 친근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외계인 그 자체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시키는 동시에, 캐릭터와 서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노덕 감독은 ‘글리치’ 속 외계인에 대해 “실제 존재하는 우주선을 타고 내려온 존재라기보다, 지효의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보이는 존재”라며 “작품이 진행되면서 다변화되고 여러 의미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노덕 감독은 “외계인에 대한 키워드 보다 두 인물의 감정적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노 감독은 “지효와 보라는 어느 순간에는 친구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성장하는 특별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며 “마지막에는 하나의 인격체 안에서 파생된 인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규정된 언어로 둘의 관계를 가두지 않고 관계를 지켜보자 생각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글리치’로 돌아온 전여빈. /이영실 기자
‘글리치’로 돌아온 전여빈. /이영실 기자

배우 전여빈과 나나의 첫 만남도 기대 포인트다. 영화 ‘죄 많은 소녀’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해 ‘해치지 않아’,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까지, 출연작마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으며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전여빈은 ‘글리치’에서 가끔 외계인을 보지만 안 보이는 척 평범하게 살아가는 홍지효 역을 맡아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드라마 ‘굿와이프’를 통해 성공적인 연기자 데뷔를 치른 뒤 ‘출사표’ ‘오! 주인님’,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등 장르 불문 활발하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나나는 미스터리 현상을 쫓는 스트리머이자 지효의 어린 시절 친구 허보라 역을 맡아 강렬한 개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날 전여빈과 나나는 ‘글리치’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처음 대본을 읽고 색채가 떠올랐다”며 “무채색인 동시에 굉장히 컬러풀한 형형색색 빛들이 느껴지는 글이었다”고 이야기했고, 나나는 “신선함과 흥미로운 감정이 들었다”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개성 넘치는 인물이 모여 헤쳐 나가는 모험이 재밌었다”고 보탰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나나. /이영실 기자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나나. /이영실 기자

전여빈과 나나가 빚어내는 ‘케미스트리’는 ‘글리치’를 더욱 빛나게 할 전망이다. 노덕 감독이 관전 포인트로 “지효와 보라의 장면들”을 꼽았을 정도로, 다른 듯 닮은 두 배우의 앙상블은 ‘글리치’만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두 배우는 서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먼저 전여빈은 나나에 대해 “내가 상상한 보라로 살아줘서 나는 반응하기만 하면 됐다”며 “매 순간 감탄하고 나도 반성하게 됐다. 또 동시에 다시 의욕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나나 역시 “(전여빈과 연기하며) 깜짝 놀란 순간이 너무 많았다”며 “집중도가 굉장히 뛰어난 배우다. 내가 부족하고 힘들어하는 순간에도 (전여빈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고 나를 이끌어줬다. 그 힘을 받아 어려움 없이 잘 따라갈 수 있었다. 많이 배웠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전여빈은 “‘글리치’는 ‘엔딩 맛집’이라며 ”본능적으로 그 다음 이야기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미스터리, 미확인 물체에 다가서는 내용이지만 그 실체가 중요하기보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다가가는 사람이 보이는 이야기라 생각한다"며 “지효와 보라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오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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