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28일 익산에 위치한 하림 도계공장과 식품공장 현장을 다녀왔다. 사진 위쪽은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아래 쪽은 퍼스트 키친의 모습./ 하림

시사위크|익산=연미선 기자  길게 늘어선 컨베이어벨트. 그 위를 빠르게 지나가 정해진 위치에 떨어지는 제품들. 신속 정확하게 탁탁 맞아 떨어지는 하림 도계‧식품공장은 마치 최첨단 산업 현장과도 같았다.

지난 28일 아침 일찍 출발해 두 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전라북도 익산. 그곳에서 마주한 하림 공장 규모는 거대했다. 하림이 소개하는 ‘푸드로드’에는 닭고기 종합처리센터(13만5,445㎡)와 퍼스트 키친(12만3,429㎡)이 포함된다. 기자는 이날 하림 ‘푸드로드’ 속 도계공장과 식품공장 현장을 찾았다.

◇ 우리가 먹는 ‘하림 닭고기’가 나오기까지

하림에 도착한 뒤 가장 먼저 익산 도계공장을 둘러봤다. 이곳은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다. 하림의 역사와 하림만의 도계공정방법을 전시해둔 갤러리를 지나자 도계공정과정과 육가공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 수 있는 견학 코스가 등장했다.

하림에 따르면 농장에서 키워진 닭들은 전용 이동 박스에 담겨 도계장으로 이동한다. 그 후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닭들을 잠재운 다음 방혈한다. 닭고기 내부에 혈흔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다. 이후 깃털이 제거된 닭고기들은 강한 전기를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스티뮬레이션 과정을 거친다. 이어 에어칠링을 통해 육심온도를 낮춘다.

‘에어칠링’ 과정은 도계공정 견학을 통해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닭고기의 내부와 표면이 정리가 되면 온도를 낮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닭고기의 육심온도는 일반적으로 41°C인데, 이는 박테리아가 증식하기에 최적의 온도이기 때문이다. 이를 2°C까지 낮춰야 박테리아 증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하림에 따르면 닭고기를 공기 중에서 200분간 냉각 시키는 ‘에어칠링’은 일반적인 도계공정에서 사용하는 ‘물 냉각’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얼음물에 닭고기를 담가 육심온도를 떨어트리는 ‘물 냉각’의 경우 닭고기가 7~8%의 수분을 흡수한다. 물을 먹은 닭고기는 본연의 맛을 낼 수 없다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또한 한 마리의 닭고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같은 물 속에 들어있는 나머지 닭고기들에 옮길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칠링 이후의 닭고기들은 콜드체인을 통해 차가운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유통‧판매된다.

하림 퍼스트키친에서는 소스와 육수, 라면, 즉석밥을 만든다. 사진 위쪽은 하림 도계공장에서 닭고기를 에어칠링하는 모습, 아래쪽은 하림 식품공장에서 직원이 양파를 다듬는 모습./하림 

◇ 하림 “신선도↑화학재료↓”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익산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 식품공장이었다. 이곳은 하림 ‘퍼스트 키친’이라고도 불린다. 오늘날 가정의 주방이 주로 식사만 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이 밖에 모인 식품공장’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퍼스트 키친’은 총 세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소스와 육수를 공정하는 K1구역, 라면 공정을 담당하는 K2구역, 즉석밥을 공정하는 K3구역이다.

하림에 따르면 퍼스트 치킨에서 만들어지는 가공식품들은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제품을 만드는 대부분의 과정에 자연산 식재료로 우려낸 육수를 활용한다. 닭고기와 쇠고기, 양파 등을 우려내 적절한 비율로 섞어 탄생한 육수는 소스와 국물뿐만 아니라 라면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

특히 즉석밥을 만드는 공간에 도입된 ‘Class100 클린룸’은 하림이 식품공장에서 자랑하는 공간 중 하나다. 화학첨가물 없이 10개월간 즉석밥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밀폐된 즉석밥 내부에 미생물이 없어야 한다.

하림에 따르면 ‘Class100 클린룸’은 1ft³공간 내에 직경 0.5㎛ 크기의 부유물이 100개 이하인 공간이다. 내부는 압력을 높인 공간으로 위에서는 깨끗한 공기가 유입되고 밑으로는 공기가 빠져나가 순환되게끔 만들어졌다. 클린룸 창문에 달린 종이가 바깥쪽으로 흔들리는 것으로 공기 순환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한편 현재 하림 퍼스트키친은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물류센터는 추가적인 유통과정 없이 퍼스트키친에서 생산된 제품이 곧바로 소비자에게 배송될 수 있도록 이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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