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부산 이전 추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내부엔 ‘부산 이전 준비단’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점 이전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치열한 가운데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파열음은 불가피한 모양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부산 이전 추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내부엔 ‘부산 이전 준비단’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점 이전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치열한 가운데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파열음은 불가피한 모양새다.

◇ ‘부산 이전 준비단’ 출범… 내홍 더 심해지나  

산업은행(이하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부산 이전이 가능하려면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즉, ‘산은 본점은 서울시에 둬야한다’는 산업은행법 제4조 1항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산은의 부산 이전을 골자로 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회에서 법률안 통과 논의는 크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산은은 이러한 법 개정 작업과 별개로 부산 이전 추진 준비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부산 이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이전 준비단’을 발족했다. 최대현 수석부행장이 단장을 맡았고 총 10명의 직원이 지난달 29일 TF팀으로 인사 발령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산은 종합기획부 자료’에 따르면 이전 추진단은 지방이전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동남권 영업 강화, 대내외 소통 창구를 위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전추진단은 전략기획팀과 인프라기획팀 등 2개 부서로 나눠졌다. 전략기획팀은 △정책금융 역량 유지 및 동남권 영업력 강화 방안 △대내외소통 등을, 인프라기획팀은 △동남권 조직 업무 인프라 구축 방안과 △이전 입지 분석·선정 검토 등의 업무를 각각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TF팀 출범엔 강석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강석훈 회장은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국정과제로 선정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잘 수행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추진 의지를 보였다.

이날 그는 직원들이 부산 이전에 대해 의구심과 우려가 많은 것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정부가 결정한 사안인데 거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법 개정 전엔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부·울·경 지역에 영업 자산 및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 작업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산은은 이전 추진단 설립을 계기로 노조와 주요 정보를 공유하고 설문조사 및 설명회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내부 갈등이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노조는 기관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산은의 부산 이전에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강 회장이 이전 추진단 구성을 강행하자 내부 반감은 더 커진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열려던 부산 이전 관련 설명회 역시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홍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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