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간판을 교체하면서 유료 멤버십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일반 고객과 멤버십 고객을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유료화’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전면 개편하면서 유료 멤버십 도입을 발표했다. 고물가 시대에 창고형 할인매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트레이더스의 새로운 전략이 통할 지 주목된다.

◇ 트레이더스 전면 개편… ‘유료 멤버십 도입’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하 트레이더스)는 지난 4일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편 △유료 멤버십 도입 △상품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넥스트 트레이더스’의 주요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새롭게 바뀐 브랜드 간판은 ‘도매, 대량’을 의미하는 ‘Wholesale(홀세일)’을 브랜드명에 공식 적용해 대형마트와는 완전히 다른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정체성을 구축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또한 향후 트레이더스를 상징할 ‘빅 웨이브 아이템’ 출시를 통해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트레이더스가 ‘넥스트 트레이더스’서 발표한 세 가지 혁신 방향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부분은 ‘유료 멤버십’ 도입이다. 트레이더스가 이번에 도입한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은 크게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등급으로 나뉜다. 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스탠다드 비즈와 프리미엄 비즈 등급도 각각 운영된다.

스탠다드 회원은 연회비 3만원(비즈 회원은 2만5,000원), 프리미엄 회원은 연회비 7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트레이더스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별로 자체 적립 포인트 ‘TR 캐시’를 적립하고 인기 상품을 회원가에 구매할 수 있는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일반 고객도 현재와 동일하게 쇼핑할 수 있는 ‘열린 매장’ 정책과 동시에 진행된다. 트레이더스는 “완전 회원제 이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라며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실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체적 혁신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 ‘열린 매장’ 정책 유지한다지만 소비자 반응은 ‘갸우뚱’

이번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운영 전략 변화를 놓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일고 있다. 시장 변화에 맞춘 전략 방향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향후 사업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 표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일각에선 실적 부진에 따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이러한 사업 전략 변화가 통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소비자들 사이에선 미적지근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은 트레이더스의 유료 멤버십 도입 이후 “굳이 트레이더스를 갈 이유가 없다” “지금은 멤버십 혜택과 일반 고객이 이용 가능한 오픈 매장 모두가 운영되지만, 차후에 완전 회원제로 갈지가 주목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트레이더스의 멤버십 정책은 완전 회원제가 아니다. 하지만 완전 회원제를 유지해오는 코스트코와 차별된 지점으로 트레이더스가 내놓은 것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기 때문에 소비자 반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트레이더스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열린 창고형 할인점인 것은 계속된다”며 “다만 예를 들어 트레이더스를 좀 더 자주 이용하시는 고객이라면 적립도 하고 할인을 받아 더 큰 혜택을 받아갈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 회원제는 회원 가입을 해야만 쇼핑이 가능하고 결제도 특정 카드로만 가능하다. 트레이더스는 이와 다른 형태”라며 “유료 멤버십 정책과 일반 고객에게 오픈된 ‘열린 매장’의 동시 운영은 계속될 예정”이라 전했다.

한편 이마트는 이번 혁신 전략에 대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노재악 트레이더스 본부장은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경기 불황, 고물가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실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체적 혁신을 단행했다”라며, “트레이더스만의 방식으로 고객 관점의 창고형 할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운영 전략의 변화가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