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의 폐쇄성으로 잘못된 인사가 계속되면서 박근혜 정부와 국민들 간 거리가 멀어졌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김 의원은 오는 7·14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정부 1기 실패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정부 1기 실패 인정,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자진사퇴 촉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책임론 제기까지.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정부여당 입장에선 다소 껄끄러운 문제지만 ‘민심은 천심’이라고 믿는 김 의원에겐 사명의 일환이다.

덕분에 당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김 의원에게 취재진이 농담조로 “다음 총선에서 공천 받으려면 입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그는 진진한 표정으로 “공천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당론보다는 민심을 살피는데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김 의원의 소신이 담긴 답변이다.

이 같은 소신은 그를 오는 7·14 전당대회 출마까지 이르게 했다. 지금과 같은 새누리당의 모습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100% 대한민국’을 외치던 2012년 대선 당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 “제대로 된 경제민주화, 국민 대통합,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였다. 다음은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하며 ‘버티기’ 중이다. 문 후보자가 청와대의 이상 기류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는 이유를 무엇이라 보는가.

“문 후보자가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물론 문 후보자 입장으로선 이해된다. 그간 존경받은 삶을 살아왔는데 도대체 자신이 사과할 게 뭐가 있나 싶을 것 아닌가. 신앙인이자 교회의 장로로서, 또는 학자와 기자로서 더 극단적인 얘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일 때 가능한 얘기다. 개인의 신념아닌가. 때문에 문 후보자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다만 국가적 입장, 시대가 요구하는 바가 다르다는 게 문 후보자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이 시대, 이 시점에서 어떤 총리를 뽑아야 할 것인가.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우리나라의 적폐 해소와 관피아 척결 등 국가대개조를 해낼 수 있는 총리를 뽑으려 하는 게 아닌가.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합, 대화합이다. 국민의 마음과 뜻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런데 한쪽으로 편중된 사고를 가진 분이 총리 역할을 과연 수행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물음에 국민들이 불신을 보이고 있고,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문 후보자의 임명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적합한 인사다.

이대로 청문회가 진행된다면, 이번 청문회는 문 후보자의 검증의 자리가 아니라 해명의 자리가 될 것이다. 결국 문 후보자의 버티기로 청와대가 더 어려워진 게 아닌가. 박 대통령의 짐은 더 무거워졌다.”

▲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김상민 의원은 이대로 청문회가 진행될 경우, 문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아닌 해명의 자리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 사실상 문 후보자의 낙마가 예고된 게 아닌가. 청문회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회 표결에서도 문 후보자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결국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타개책을 제시한다면. 

“전대에서 박근혜 정부 1기 실패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인사시스템의 폐쇄성, 소수의 독점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 잘못된 인사가 계속되면서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멀어진 게 아닌가. 때문에 인사 실책을 불러일으킨 그룹에 대한 인적쇄신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전대를 통한 당원들의 명백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민심을 기반에 둔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대는 이대로 가도 된다는 기득권의 안주 세력과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하는 민심 속에 선 혁신 세력의 대결이다. 당원들의 현명한 선택이 새누리당의 위기를 돌파하는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선 2012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우리가 약속했던 게 무엇인가. 바로 혁신과 변화, 기득권 내려놓기다. 이를 국민이 믿었고,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 새누리당의 변화를 믿었던 것이다. 실제 이름도 바꾸고, 색깔도 바꾸고, 20대 비대위원을 포함시키지 않았는가. 저 같은 사람도 국회의원으로 뽑아 청년들 대변하는 역할을 맡겼다. 최초 이주민 출신과 탈북자 출신에게도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했다. 공천에 대한 혁신으로 인적쇄신의 노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것을 잃어버렸다. 누구 때문인가. 박근혜 정부 1기에서 기득권에 안주하려 했던 그룹 때문이다. 이 그룹을 심판해야 한다.”

- 결국 이번 전대가 새누리당의 위기 극복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그렇다. 전대에서 심판이 이뤄져야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 전대에서도 변화된 모습 없이 국민 앞에 선다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 인사시스템의 쇄신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사시스템에서 새누리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 보는가.

“당이 청와대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공동의 국정을 책임지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직적 관계이지 않았는가.”

- 수직적 관계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동안 제기됐던 당내 문제들이 이번 인사에서 터진 것 같다.

“솔직히 이번에는 심했다. 오죽하면,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란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고통 받아 힘들고 어려운 국민들이 우리의 눈물을 닦아달라며 대통령을 뽑아놨는데, 지금 보면 국민들에게 대통령을 지켜달라 말하고 있다. 어떻게 당이 국민에게 나의 편이 돼달라고 말할 수 있는가. 반대로 우리가, 새누리당이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해야 하는 게 옳은 말이 아닌가. 즉 논란의 대상에 놓인 사람들의 사고가 박 대통령을 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피력한다. 하지만 행복한 국민들 속에서 성공한 정부가 나올 수 있다. 개념이 국민에게 가 있다면 더 이상의 인사 실패는 없으리라 본다.”

- ‘문창극 파문’의 연장선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퇴진까지 말하고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퇴진이 아니라 책임론 제기다. 김 실장이 이번 문제에 있어서 총체적으로 책임져야 된다는 뜻이다.”

- 그 얘기가 곧 사퇴를 말하는 게 아닌가.

“책임을 묻는 것과 사퇴를 주장하는 부분은 조금 다르다. 사퇴 여부는 본인이 선택해야 할 문제다. 다만 김 실장이 어떤 모습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 김상민 의원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까지 제기하며 “김 실장이 어떤 모습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실 김 실장에 대한 비판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거세게 일어났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김 실장에 대해 책임을 묻기보단 도리어 신임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께서 민심을 아시면 결단을 하실 것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1기 참모진들이 막았다는 점이다.”

- 지금처럼 당 내부에서 달가워하지 않는 ‘센’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눈총을 받을 법도 한데, 분위기는 어떤가.

“눈총 받는다. 초선 의원들의 반란으로 불렸고, 철모르는 애로 지적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새누리당의 성공을 원하는 충심어린 마음으로 받아주시길 바란다. 국회의원이 할 일이 무엇인가. 왜 300명씩이나 뽑았겠는가. 목소리가 없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다. 각 지역, 각 계층을 비롯해 특수한 그룹까지 대변하라고 다양한 사람들을 뽑았으면 민심을 나침반 삼아 열심히 일해야 된다.

그런데 지금 모습은 어떤가. 민심이 당 지도부 몇 명에 의해, 혹은 또 다른 기득권들의 생각으로 억압받고 있다. 마이크가 없는 국민들로선 분통터지지 않겠나. 마이크를 잡고 있는 주요 당직자들이 민심을 대변하지 않고 있으니 민심이 성났다. 당심으로 민심을 이기려고 해선 안 되고, 이길 수도 없다. 저는 그저 민심을 전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민심은 박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다고 본다.”

- 7·14 전대를 앞두고 현재 서청원-김무성 후보의 양강구도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두 후보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같은 전대 출마자로서, 그리고 같은 당 선·후배 의원으로서 두 후보의 경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새누리당 전대는 당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언론에서도 정확하게 보도돼야 하는 게, 이번 전대는 최고위원 5명을 뽑는 선거다. 새누리당은 야당과 달리 5명의 집단지도체제다. 그래서 당원들이 고민하는 것은 현재 출마 후보자들 중에서 1등이 누구냐가 아니라 5명을 누구로 뽑느냐다. 따라서 1등과 2등이 치열하고, 3~5등에 대해선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같은 시점에선 김상민이라는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포함되는 게 우리 당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변화와 혁신, 미래를 당원들이 선택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시킬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누구나가 예상하는 상수가 있지만, 그렇게 안 될 것이다. 누구나가 생각하는 그림대로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새누리당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겠는가. 김상민을 선택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취약층 공략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다. 결국 김상민을 뽑는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혁신, 변화와 미래를 선택한 당원들의 마음을 저를 통해 증명시켜주는 것이다.”

▲ 김상민 의원은 오는 7·14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당내 ‘줄세우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하며, “자신의 안위를 위한 기득권 세력과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는 혁신 세력의 대결”로 설명했다.
- 당선에 자신 있는 모습이다.

“당선되리라 믿는다. 우리의 주 지지기반인 50대가 서울에서 무너지면서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와 부산까지 밀렸다. 앞으로 연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위기가 아닌가. 당 내부에선 20~40세대들의 표심을 잡지 못해 문제라고 하는데, 정작 이 문제를 누가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표를 가져와서 조직화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저 밖에 없다. 전문가를 뽑아서 활용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김상민이 돼야 당이 살 수 있다. 1인2표라서 가능하다. 한 표는 안정과 경륜을 선택하고, 다른 한 표는 미래와 혁신을 위해 선택하면 된다.”

- 이번 전대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이다. 김 의원이 말하는 ‘혁신’은 무엇인가.

“2012년에 답이 있다. 당시 새누리당의 모습이 혁신이었고, 지금 그때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혁신이다. 우리가 약속하지 않았는가. 한 맺힌 골목길 서민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소외된 호남의 손을 마주잡고, 젊은이들이 미래에 꿈을 가질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이다. 그게 국민들이 선택한 혁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 하지만 전대를 앞두고 ‘혁신’보다는 ‘줄세우기’ 논란밖에 보이질 않는 상황이다.

“다시 얘기하자면 새누리당은 서청원 계파라든가 김무성 계파가 있는 게 아니다. 언론에 의해 보여지기식으로 만들어진 부분이다. 새누리당엔 자신의 안위를 위한 기득권 세력과 국민의 이익을 생각하는 혁신 세력이 있다. 측근의 기득권을 생각하는 세력과 국민과 당원의 이익을 생각하는 세력의 대결인 셈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과 미래로 나가야 하고, 그 바탕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을 위한 정당이 돼야하고, 국민을 위한 청와대가 돼야 한다.

소수 기득권을 위한 정당, 기득권에 의해 움직이는 새누리당, 그래서 국민 대다수로부터 멀어진 게 아닌가. 사람들이 왜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면서 분노했겠는가. 생때같은 어린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고, 또 그 모습이 내 자식 같아서 견딜 수 없었지만, 이미 그렇게 부당하게 나의 재산, 나의 직업, 나의 꿈, 나의 생활이 산산조각 난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무시당했고, 무시당해서 분노한 게 아닌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4 지방선거에선 여야의 무승부가 나오지 않았나.

“양측에 엄청난 경고를 준 것이다. 야당은 대안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고, 여당은 다음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셈이다. 특히 우리의 미래 세대들은 새누리당을 버렸다. 20~40세대에서 완패하지 않았는가. 우리 심장부인 대구와 부산에서 7대3의 비율로 졌다. 서울에서도 우리의 지지층이 무너졌다. 새누리당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얻었지만, 미래는 심판 받은 것과 다름없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보이지 않는가.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막을 수 없다. 그래서 김상민이 해야 할 일이 많다.”

- 19대 국회 하반기를 맞았다. 지난 상반기의 소회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상반기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있어 일정 부분 내 몫을 해냈다는 게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당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화해서 내세웠던 반값등록금이 사실상 완성됐다. 올해 대학가에서 등록금 투쟁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청년들의 미래를 지키는데 작지만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나머지 2년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당시 약속했던 젊은 세대들의 결정 주체자로서 등장을 돕는데 힘쓸 계획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과 더욱 공감하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이미 “새누리당의 미래를 심판받았다”고 판단한 김상민 의원은 20~40세대들의 표심 잡기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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