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앞으로의 계획과 청사진을 밝혔다.

박 회장은 28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증권사의 역사나 다름없는 KDB대우증권을 가족으로 맞이할 기회를 갖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미래에셋과 KDB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DNA를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후 인력개편 및 인수자금 상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대우증권 노조 측에서 구조조정 우려를 제기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심하다. 두 증권사가 합병하면 지점 통폐합과 인력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노조 직원들이 불안한건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수 후 ‘기업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하지 않겠다. 두 회사를 통합하면 인적자산이 210조원, 자기자본이 7~8조원이다. 자산규모로 300조원이 넘어가는 은행이 800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데 자산규모로 보면 점포가 300개는 넘어도 된다. 점포 수를 250개는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 만약 구조조정에 대한 염려가 많았으면 M&A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점 재배치는 있을 수 있지만 구조조정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 합병 이후 대우증권 인력 일부를 미래에셋 계열사에 전출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부 직원들은 이것마저도 구조조정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인데. 

“인력 전출에 대한 부분은 대단히 조심스럽게 다가겠다. 희망하는 직원들에 한해 전출할 것이다. 인생을 크게 보면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직원들에 한 해 진행할 것이다 ”

- 미래에셋은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 후엔 이런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노사관계를) 너무 대칭관계로 안 봤으면 좋겠다. 노조에 대해선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다. 노사 관계는 서로 상생 관점에서 바라봐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이 차입인수(LBO)로 인해 향후 합병법인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은 어떤가.
“앞서 산업은행이 밝혔듯이, 이 부분은 전혀 우려할 것이 없다. 차입매수(LBO)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나온 게 있나.
“여전법이 왜 개정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들지만 법이 바뀌면 금융회사는 따라야 한다고 본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미래에셋그룹은 다양한 카드를 갖고 있기에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지금까지 자본을 축적해 놓은 것은 해외에서 M&A를 하고 싶어서다. 지금 상황은 미래에셋의 자기자본을 가져다가 지분구조에 쓰라는 얘기다. 미래에셋의 해외진출을 사회나 정부가 이해해 주길 바라고 있지만, 법이 바뀌면 따를 것이다. ”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에 강한 회사고 미래에셋은 브로커리지를 지양했다. 전략이 바뀌는 것인가.
“브로커리지는 좀 더 안정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부분을 사장시키는게 아니라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강력한 대우증권 리서치에 더 많은 기회를 주면 된다. ”

- 해외 증권사 인수 계획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은 대우증권과 시너지를 찾는 것이 첫번째다.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온 회사인 만큼 상당한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자산운용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갖고 있었다. 현재도 M&A는 계속 하고 있다. 밝히긴 어렵지만, 지금도 협상을 하고 있다.”

- 대우증권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대우증권이나 미래에셋이나 조직은 어디나 장점 단점이 다 있다. 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리더의 역할이다. 미래와 대우의 조화가 안맞는 것 같다고 보는 분이 있는 데, 자산관리에 강한 미래에셋과 투자은행(IB)이나 트레이딩, 홀세일(소매판매)에 강한 대우증권의 결합은 대단히 조화가 잘 맞는 것이다. 미래에셋은 브로커리지가 약하고 대우는 브로커리지와 리서치가 강하다. 각 회사가 지금까지 단점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걸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미래에셋이 이번에 제시한 응찰가가 2조40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상한선 어느 정도로 생각했는지
"응찰가는 공개할 수 없지만, 제시한 가격에서 조금 더 쓸 생각도 있었다. 컨소시엄으로 들어간 것도 이것 때문이다. 증자가 순조롭게 된 게 다행이다. 증자가 끝나고 나서 1관문을 통과했다고 생각했다."

- 합병 후 자본금 규모에 대한 향후 목표 계획이 궁금하다.

“자본금 규모를 앞으로 어떻게 확장하는냐 부분은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자본금이 커지면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된다. 증권업은 지속적으로 자기자본 확대가 필요한 업이다. 그래야 안정적인 투자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일본 노무라를 뛰어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여기서 노무라를 넘겠다는 얘기는 적절하지 않다. 강한 미래에셋을 만들겠다.”

-인수는 언제쯤 마무리 될 것 같은가.

“합병은 가능하면 지체할 이유가 없다. 매래에셋은 결정한 일은 빨리한다. 주저할 이유 없다.

- 사명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 증권사의 역사성을 감안해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을 가져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사명 부분은 대우증권 임원들과 이야기해볼 생각이다.”

-산은자산운용은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산은자산운용은 한국 대표적 헤지펀드회사로 회사의 틀을 바꿔보려고 한다. 채권을 잘하는 강점 유지하면서 중위험 포트를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 것이다.”

-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진하다가 포기했다.  신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있는지?
“투자를 통해서 성장하고 싶다. 커머셜 뱅크 영역을 안 가고 싶다. 은행 쪽에 저희가 대주주가 될 확률은 없다. 약간 독특한 분야에 가고 싶다.”

-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이 있나.

“금융지주 회사를 가느냐 하는 문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지주사를 만들면 관리하기는 좋지만 야성을 잃을 수 있다. 미래에셋은 투자전문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 (계열사 간) 느슨한 연대가 좋을 것 같다.”
 
-현재 단 한 곳의 계열사에서도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는데.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산운용사에 등재가 되면 다른 분야를 못하게 해놨다. 현실적으로 경영하는데 이런 부분이 많이 걸린다. 연봉 공개를 안 하려고 빠져나온 게 아니다.  내 연봉은  이 자리에서 밝힐수 있다. 10억원도 안 된다.”

-인수 성공에 대한 감회가 어떤지.
“회사를 창업하고 나서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영역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되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 사회를 위해서 더 잘 해야 겠다는 생각했다. 또 우리가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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