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노동자들의 발이 되어주는 사내버스가 잇단 사건·사고로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주한 대우조선해양이 안전에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복수의 대우조선해양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는 지난 25일 사내버스와 자전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직원은 현재 뇌사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비극이었다.

주말이었던 지난 27일에는 어처구니없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사내를 운행하던 버스기사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이다. 이 버스기사는 당초 과속을 하다 사내 안전요원에게 적발됐으나, 심한 술 냄새를 풍겨 음주까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과 몇개월 전에도 버스를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큰 사고를 일으킨 기사였다. 결국 이 버스기사는 곧장 사직 처리됐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측은 “25일 사고와 27일 음주적발이 있었던 것은 맞다. 25일 사고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며, 27길 음주적발된 버스기사는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대우조선해양 버스는 시한폭탄?

대우조선해양은 휴가를 앞둔 지난 7월 통근버스 전복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피해를 키운 것은 정원초과 운행이었다. 당시 45인승 버스에는 60여명의 직원들이 탑승해있었으며, 인명피해는 속절없이 커졌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정원초과 운행을 하지 않고, 증차 등 안전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1일 거제경찰서가 실시한 일제 단속에서 14대가 정원초과로 적발되는 등 달라지지 않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내부관계자는 “정원초과는 암암리에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출근길에만 조금 신경 쓰는 정도인데, 그마저도 동문 쪽은 단속이 전혀 없어 정원을 초과한 버스가 아랑곳하지 않고 다닌다. 퇴근길엔 아예 단속이 없어 더 심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버스와 인력이 부족해 정원초과가 안 일어날 수가 없다”며 “심지어 반주를 하고 운행을 하는 기사도 있는 등 안전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상황을 분명히 알 텐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통근버스와 사내 순환버스 등은 A업체가 모두 독점 관리하고 있다. 자사 버스로 부족한 노선은 다른 업체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일련의 사건·사고가 대우조선해양 구성원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한폭탄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7월 사고 이후 버스를 40여대 이상 증차했고, 노후버스 교체, 추가 증차 등도 계획 중이다. 운송상황실을 확대 운영하는 등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며 “다만, 겨울철이라는 점과 날씨 및 시간 변수로 인해 불가피하게 정원초과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안전 운행을 위해 점검을 강화하는 등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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