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는 상대 후보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결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명분을 가진 저에게 광주시민들이 힘을 많이 실어주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사진=소미연 기자>

[시사위크|광주=소미연 기자]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는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지난 2일 광주 수완지구 사거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그는 “광산 시민들의 격려가 지난 2년에 걸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질긴 싸움 속에서도 저를 당당하게 박근혜 정부와 맞설 수 있게 만들어 주셨다”면서 “빚진 마음으로 그간 최선을 다해 뛰었다. 받았던 사랑에 보답하고, 광산을 끝까지 책임지고 변화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섰다”고 말했다.

권은희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같은 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광주를 찾았다. 사실상 안철수 대표의 첫 광주 지원유세였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는 권은희 후보에 대해 “용기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뒤 “권은희 후보를 국회로 보내주시면 박근혜 대통령도 벌벌 떨고, 새누리당도 벌벌 떠는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권은희 후보는 지난 1년8개월의 의정활동을 돌이켜보며 “힘든 상황에 있던 저를 품어주신 광주시민들께 감사했다”면서 “광산과 광주의 밀린 숙제들을 꼭 해내고 말겠다는 각오로 임해왔다”고 말했다. <사진=소미연 기자>
권은희 후보 역시 자신 있었다. 현재 국정원 댓글 축소 외압사건으로 박근혜 정권에 맞서 2년째 재판 중인 그는 스스로 “박근혜 정권의 유일한 저격수”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권은희 후보는 경쟁 상대를 다름 아닌 ‘박근혜 정권’으로 꼽았다. 인터뷰는 안철수 대표와 함께 한 수완지구 사거리 유세를 마친 직후 인근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안철수 대표가 남긴 메시지는 무엇인가.
“응원의 메시지였다. 힘내라는 것과 꼭 이길 거라는 믿음이었다.”

- 상대 후보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본인이 실제로 체감하는 민심은 어떤가.
“호응이 좋다.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여론조사 결과는 초반에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인지도와 조직력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결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명분을 가진 저에게 광주시민들이 힘을 많이 실어주고 계신다.”

- ‘명분’은 무엇인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지역을 위해서 ‘실제 어떤 일을 했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지역을 위해서 ‘책임을 지는 자세’다. 공익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광산과 광주가 지켜야할 ‘광주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는 평가를 많이 해주고 계신다.”

- ‘광주정신’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정의로운 정신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권은희 “광주·호남 차세대 정치인으로”

권은희 후보는 역전을 자신했다.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2.1%p 격차를 보였던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하지 않았다. “무당층이 30%가 넘었다는 점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아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지난 두 달 간의 추세와 굉장히 벗어나 있다”는 게 권은희 후보 측의 설명이다. 측근은 “이용섭 후보의 인지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당연히 이용섭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자체적으로 분석했을 땐 양측 후보가 박빙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해당 여론조사는 광주타임즈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역민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주요국번 RDD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80.0%)와 앱 조사(20.0%) 방식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이용섭 후보가 35.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권은희 후보는 23.0%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p, 응답률은 15.0%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권은희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정권교체에 힘쓸 후보라는 점이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 박근혜 정권과 계속 싸우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데 설득력을 얻었다. 둘째, 끝까지 광산구를 지킬 후보라는 점이다. 측근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가시적으로 지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일이 있었는가 비교해보면 권은희 후보가 선명하다”면서 “상대 후보의 경우 2년 전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던 것처럼 다시 2년 후 의원직을 사퇴하고 광주시장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지역 내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권은희 후보는 지난 1년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쉼 없이 뛰어다녔다. ▲무등산 정상의 방공포대 이전 ▲하남산단 2994억원 예산 확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이전 대책과 관련 국민의당 당론 채택 등이 대표적 성과다. 이와 관련해 한 측근은 “광주시민들에게 무등산 정상을 돌려주기 위해 1년 동안 국방위원회에서 열심히 일했다”고 회고하며 “재보선에서 당선돼 임기 1년8개월밖에 못한 현직 의원을 평가할 만한 시기는 아니다. 교체가 아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지역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권은희 후보는 상실감에 빠져 있는 광주의 ‘미래’를 생각했다. 이는 5·18정신과 호남정신을 계승할 광주·호남의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해야 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이용섭 후보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측근은 “이용섭 후보가 깨끗하고 유능하다는 점에서 공감한다”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계속해서 현 정권과 맞서고 있는 후배 정치인의 자리보다는 큰 정치인으로서 중앙무대가 어울리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권은희 후보와 기자는 함께 웃었다. ‘정의’는 권은희 후보의 정계 입문 당시 그를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발생한 국정원 댓글 축소 외압사건이 그 배경이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의 수사 축소·은폐를 제기한 권은희 후보는 2년째 재판 중이다. 앞서 그는 사건을 수사하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서 송파서 수사과장으로 전보 조치됐고, 총경 승진에서 누락된 이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결국 권은희 후보는 경찰 조직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2014년 7·30 재보선에서 현 지역구인 광산을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그는 자신이 광주정신에 부합하는 인물로 소개했다.

- 이전과 또 다른 각오로 출마했을 것 같다.
“지난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여실히 느꼈다. 제 지휘가 불리해지더라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출마를 선택했다. 결국은 그것이 우리 광주시민들의 명령과 요구에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물 흐르듯이 광주시민들의 뜻을 따라서 정치개혁을 해내고, 경제발전을 해내는 일들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 1년8개월의 의정활동 성과가 눈에 띈다.
“간절했다. 처음 출마했을 때는 힘들었던 상황이었고, 그런 저를 품어주신 게 광주시민들이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그래서 광산과 광주의 밀린 숙제들을 꼭 해내고 말겠다는 각오를 했고, 그 일에 매달렸다. 그랬기 때문에 50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무등산 정상을 광주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수 있었다.”

- 반쪽 초선이 해낸 일을 지금까지 왜 아무도 못했나.
“실천에 옮기려는 의지가 작용할만한 정치 시스템이 아니지 않았나. 일당체제이다 보니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달리 평가받을 만한 경쟁구도가 아니었다.”

- 상대 후보에 대한 경쟁 부담은 없는가.
“저의 경쟁 상대는 박근혜 정권이다. 아울러 저의 20대 총선 의미는 지역민들과의 약속이다. 이 두 가지만 보고 있다. 때문에 상대 후보와의 경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 ‘인물론’을 내세우는 상대 후보는 ‘권은희’가 아닌 ‘안철수’를 겨냥하는 모양새다.
“안철수 대표와 대결 구도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부분이다. 상대 후보도 마찬가지로 과거 재선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에 보여줬던 모습들에 대해, 그리고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던졌던 점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판단이 작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상대 후보가 개인적으로 유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유능이 지역이나 국가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선 다른 부분이라고 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