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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단독인터뷰] ‘극비 방한’ 구엔카오키 베트남 전 총리 부인 “박정희 대통령은 남편의 좋은 친구”
2016. 04. 26 by 정계성 기자 minjks@gmail.com

▲ 구엔카오키 베트남 전 총리의 부인이 한국을 방문해 일행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구엔 응옥 다오 베트남 국영방송 대표 등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구엔카오키 베트남 전 총리의 부인인 구엔카오키 여사가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했다. 첫 일정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구엔카오키 여사는 이후 한국 기업인 및 방송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을 사랑한다”는 그는 베트남에 시작된 한류바람을 더욱 진흥시키는 ‘전도사’ 역을 자처했다.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은 구엔카오키 여사와 일행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조용히 참배했다. 박 전 대통령과 남편인 구엔카오키 전 베트남 총리는 오랜 친구사이였다는 게 구엔카오키 여사의 설명이다.

▲ 참배를 하기 위해 일행과 함께 묘역에 오르는 구엔카오키 여사와 구엔 응옥 다오 VTC 대표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구엔카오키 전 총리는 베트남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남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항공사관학교를 졸업한 최초의 파일럿으로 공군사령관까지 올랐다. 베트남 전쟁 당시 남베트남의 공군을 이끌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1965년에는 군부 쿠데타를 통해 총리에 오르기도 했다.

1967년에는 정권을 민정으로 이양 후 선거를 통해 부통령으로 당선됐다.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인생굴곡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구엔카오키 여사는 ‘same vision’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남편과 박 전 대통령을 비교하기도 했다. 한국을 인지하고 사랑하게 된 것도 결국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는 의미다. 지난 2004년 남베트남 망명 정치인 가운데서 최초로 다시 고국을 찾은 구엔카오키 전 총리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활동을 이어가다 2011년 지병으로 작고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를 마친 구엔카오키 여사는 다음 일정으로 MBC 한류문화 콘텐츠관을 둘러보며 베트남 한류보급에 힘쓸 예정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인들과의 접촉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는 응우옌 응옥 다오 VTC(베트남 국영방송) 대표 등 방송 및 기업관계자들과 베트남 연예인도 동참했다. 베트남이 지리적으로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동중국해 분쟁 등 감정이 좋지 않은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문화나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높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구엔카오키 여사.
다음은 구엔카오키 여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은 자주 방문하는가. 특히 첫 일정으로 박정희 대통령 묘역을 찾은 이유가 궁금하다.

“자주 방문했다. 박정희 대통령 묘역은 올 때마다 참배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에 대한 기억은 한국에 매우 좋은 대통령이라는 점이고, (남편이 가진)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이나 비전이 박 전 대통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 박 전 대통령을 만났던 기억이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혹시 박근혜 대통령과도 만났던 적이 있었나.

“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했었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하기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역임하던 시절에도 방문했다.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남편이 박 전 대통령을 너무나 존경하고 좋아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현 대통령과는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 구엔카오키 베트남 전 총리는 우리에게는 다소 낮설지만, 베트남 현지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통한다. 남베트남 최초 파일럿으로 공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교분을 쌓았다. 사진상 가장 왼쪽에 위치한 인물이 구엔카오키 전 총리고 중앙에서 군례를 올리고 있는 사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 한국을 자주 방문했다고 했는데, 한국은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는지. 소감을 말해 달라.

“매우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한다. 특히 처음 왔었던 1975년 이전에 비해 지금은 너무도 크게 발전했다. 새마을 운동과 같은 활동이 큰 도움이 된 게 아닌가 싶다. 베트남에 이런 한국의 좋은 문화를 도입하고 싶다.”

- 한국방문 목적이 궁금하다. 사업적 구상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한국 기업들 가운데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다. 지금 베트남은 (한류문화가) 굉장한 붐이다. 한국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하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베트남은 중국산 공산품이 주류를 이루는데 한국을 사랑하고 좋아해서 한국의 제품을 베트남에 소개하려는 목적이다.”

▲ 참배를 마친 구엔카오키 여사는 베트남에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 기업 및 방송관계자들과 접촉면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 베트남에 한류문화가 붐이라고 했는데 어느 정도인가.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밤을 세워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니 잠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다.”
 
- 혹시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이 있는지.

“당장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안나서 말하지 못하겠다. 한국의 연예인들은 다들 예쁘고 잘 생긴 것 같다. 한국 엔터테이너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 이제 기억이 났는데 권상우가 가장 멋있는 것 같다.(웃음)”

- 한류문화 보급을 위한 콘텐츠 사업에 투자할 계획도 있는가.

“IT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케이팝, 뮤직비디오 등 문화콘텐츠 사업도 관심이 많다. 베트남과 협력해 제작투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류문화를 베트남에 전달하는 전달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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