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선 중진으로 국회에 복귀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경제전문가로서 당에서 표방하고 있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가장 잘 해낼 수 있고, 호남의 아들로서 호남 민심을 되돌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6년 만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민선 5기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한 뒤 야인으로 돌아갔으나, 20대 총선에서 정계 복귀에 성공했다. 공백기는 무색했다. 경제전문가이자 호남의 아들로서, 당에서 표방하고 있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드는 방안과 호남 민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우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도전했다. 당대표가 돼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앞서 송영길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부터 당대표 도전을 피력해왔다. 자신이 출마한 인천지역에서 소속 의원 절반이 탈당하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자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당대표 도전 약속과 함께 민심을 설득했고, 민심은 그를 믿어줬다. 

때문에 전대를 앞둔 송영길 의원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경제정당 실현이 곧 수권정당으로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데 책임감이 무거웠지만, 또 그만큼 자신있었다. ‘호남 대표’를 꿈꾸는 송영길 의원을 지난 13일 국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송영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지식이 부족하고, 유일호 경제부총리 또한 정통 경제 관료로서 추진력 있는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20대 국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0대 국회에 가장 큰 두 가지의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평화와 경제다. 밖에서는 화약 냄새가 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신은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위기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청년실업, 파탄에 이른 자영업자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두 가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개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정치권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선적으로 정치권과 국가권력이 할 일은 민간인들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현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면서 계속 안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만 해도 그렇다. 중국이 무역 파트너인 만큼 우리 경제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다. 뿐 만인가. 개성공단 폐쇄로 관계된 납품업체 6000개, 10만명의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세금은 잘 걷고 있다. 담배값 인상한 것을 봐라.

그래서 저는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우조선을 비롯해 석유화학·철강·섬유 모두 어렵다고 하는데, 신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일례로, 해양플랜트의 경우 경제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 봐도 리스크가 큰 사업이었다. 쉘가스가 발견이 돼서 기술이 시도된 게 언제인데, 바다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데 비용을 쏟고 있나. 유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손실을 피할 수 있는데, 현재 30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5년 이내 전기자동차 시대가 도래한다. 베터리 기술 중심으로 바뀐다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자동차 부품 2만5000개를 만드는 해당 업체들은 문을 닫게 된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또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1인 1로봇시대가 오게 될 텐데 4차 혁명에 걸맞은 일자리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본인의 경제 지식이 부족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점잖은 학자라 정통 경제 관료로서 추진력 있는 역량이나 기대는 어려운 것 같다.”

▲ 송영길 의원은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철회를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확고한 대북 정책을 강조하며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몇 점이나 줄 수 있겠나.
“40점. 과락이다.”

-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 점수는.
“글쎄. 노무현 정부의 경제 성장률은 4.3%다. 물론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으로 논란이 많았지만, 경제 성장률을 보자면 경제는 그런대로 운영해왔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

- 이명박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개성공단이 중단됐다. 더민주가 집권하게 될 경우 다시 재개할 수 있을까.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지금의 대북제재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돼야 하고, 유엔 결의가 완화되는 터닝포인트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한국 문제를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생각하겠나. 그간 ‘전략적 인내’라는 포장으로 참고 기다려오지 않았나. 이것은 야당이 비판한대로 ‘전략적 방치’ 내지는 ‘무시’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핵기술만 더 개발돼 4차 실험까지 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상황만 더 안 좋아졌다. 결국 미국이 그만큼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얘기다. 사실 미 국무부의 한국 전문가 누구라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잘 알지는 못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확고한 대북 정책을 가지고 미 국무부와 협의를 과정을 가져야 한다.”

-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잘못된 결정이고, 제고돼야 한다. 우리나라 안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화제를 바꿔보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출마했는데, 당대표가 되면 앞으로 국민의당과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협력과 경쟁, 투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야권 공조의 대상으로서 현 정권을 견제하는 역할을 함께 추진해나가는 동시에 서로의 발전을 위해 경쟁을 해야 하지 않겠나.”

▲ 송영길 의원은 국민의당과 협력·경쟁 관계로 이어가되 내년 대선에서 단일화 실패를 대비한 B플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는 ‘반기문’과 ‘안철수’라는 변수를 고려한 ‘덧셈정치’를 강조했다.

- 문제는 내년 대선에 있다. 18대 대선처럼 후보 단일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보는가.
“단일화 또는 다자구도에서 승리하는 방안을 두고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국민의당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못하는 게 아닌가. 억지로 끌고 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단일화가 안됐을 경우를 생각해 B플랜이 있어야 한다.”

- 내년 대선에서 호남 민심의 향배가 중요하지 않겠나.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원인은 두 가지다. 이대로 가면 정권교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호남의 대표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호남에 대권주자, 당권주자가 안 보인다는 데 실망감이 겹쳐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제가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이 두 가지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되면, 새 정부는 20대 국회와 2년 이상을 같이 가야 하는데 당정 협의를 긴밀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당대표의 역할이 다시 한 번 중요하다.”

- 정권교체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우선은 후보 경선을 잘 치러서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선출해내야 한다. 후보가 나온 이후에도 ‘반기문’과 ‘안철수’라는 변수가 있다. 두 번째 산을 잘 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덧셈정치’를 하려고 한다. 김종인 대표가 퇴임 이후에도 전직 대표로서 신임 지도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복당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손학규 전 대표가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당에 사람을 모아갈 계획이다.”

▲ 송영길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출 기준에 대해 호불호가 아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느냐 없느냐”라면서 “호남 출신 당대표가 당의 동력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른바 ‘문심(문재인 의중)’ 경쟁이 뜨겁다. 문심은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는데.
“꼭 그렇다기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우리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경우,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누가 더 유리하겠는가 생각했을 때 송영길이라는 얘기다.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당대표를 고르는 기준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다. 그런 면에서 저는 추미애 의원보다 낫지 않겠느냐에 확신이 있다. 상식적으로 봐도 문재인 후보가 대선을 치를 때 비호남 당대표 보다는 호남 출신 당대표가 당의 동력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

-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중 호남 민심 회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송영길이 당대표가 되면, 호남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인재들이 차별받거나 소외받지 않는다는 일종의 담보가 되지 않겠나. 나아가 영호남이 통합되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정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후보 개인의 호불호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보고 담보가 될 수 있는 대표를 뽑아달라고 설득하고 호소할 생각이다.

이후엔 우리 당의 광역기초자치단체장들과 협력해서 호남의 여러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고, 지역 민원에 대한 대응을 성실히 할 것이다. 또 원외위원장이 소외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사고당으로 있는 지역 민심 수렴으로 빠른 정상화를 도울 것이다. 계속 뛰면서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겠다.”

- 그렇게 하면 호남 민심이 돌아올까.
“호남인들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있기 때문에 돌아올 것이란 확신이 있다. 사실 ‘안철수 바람’이 일었던 것도 안철수라면 정권교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지 않았나. 하지만 안 된다는 게 증명이 되면 우리당으로 힘을 모을 것이다. 그 힘을 모으는데, 호남 출신 당대표가 있으면 좀 더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 송영길 의원은 전대 흥행 실패 전망에 대해 당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당원과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경쟁 후보와 열띤 토론을 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 국민의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불리는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호남사위론’을 강조하고 있다.
“호남을 챙긴다면야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아들이 더 낫지 않겠나. (웃음) 단순히 호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호남대표론’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 저는 1980년 광주에서 5·18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친구를 잃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호남정신을 계승하는 삶을 살아오려 노력해왔다.”

- 전대 흥행 실패에 대한 섣부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계획은 있나.
“후보자들도 노력해야겠지만, 당에서도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현장에 후보들을 데려가서 즉석 토론회를 열거나 인터넷상으로 토크쇼를 개최할 수 있다. 몇 가지 편향된 정보를 가지고 평가하기 보다는 평소 후보자들에게 궁금한 내용을 가감 없이 질문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얼마나 재밌겠나. 정말 속시원하게 답변해줄 수 있다. 청년들과 함께 하는 호프미팅도 좋겠다. 여러 가지 재밌는 플랜을 만들어서 후보들을 노출시키고 경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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