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성평등 공약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문재인)” “성평등 대통령이 되겠다(안철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성평등 정책 발표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성평등은 모든 평등의 출발이며 인권의 핵심가치입니다’ ‘국민 모두를 위한 성평등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문 후보의 경우 성평등 정책의 초점이 ‘육아’에 맞춰져 있어 육아를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21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육아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전가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엄마·아빠 육아휴직급여 인상, 아빠휴직보너스제, 기간제 비정규직 여성의 출산휴가 급여 지급 보장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아빠의 육아’를 시혜적 관점으로 보고 있다는 데서 비판이 나온다. 한부모 가정 지원 방안도 미비한 편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차기 정부의 여성정책에 양성평등적 가족 정책, 남성의 가족화 서비스 체계 구축, 한부모 가정과 여성의 사회통합, 사회적·공공적 돌봄 체제로의 전환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외에 “민정수석 시절에도 비서관과 보좌관을 여성으로 뽑았다”며 자신의 임기 내에 ‘남녀 동수 내각’을 꾸리겠다고도 했다. “여성혐오, 데이트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겠다”며 정부가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강력히 개입하는 ‘젠더폭력기본법’ 제정도 공약했다. 최종 공약집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추후 미비한 점을 보완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발표된 안철수 후보의 최종공약집 중 성평등 공약은 육아보다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 후보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성평등임금공시제’도 공약했다. 남녀 간 임금격차를 투명하게 공개해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의도다. 육아의 경우 엄마·아빠로 나누지 않고 ‘돌봄노동자’로 대상을 상정했다. 돌봄노동자에는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인, 간병인, 산후조리사,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한부모 가정과 이주여성 지원 방안도 담겨 있다. 안 후보는 비양육부모의 양육비 이행 불이행 시 제재 조치 도입, 자녀양육비 산정을 위한 양육비 가이드라인 마련 등으로 한부모 가정의 자녀 양육 지원을 강화하고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 피해도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안 후보 역시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성평등 기조를 차기 정부에도 반영해 초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공약이 대선후보들의 ‘젠더 감수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한 문 후보의 경우 지난 20일 “예전엔 북한응원단이 자연미인이었다. 그 뒤에 북한에서도 성형수술을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가 여성의 외모를 대상화하는 발언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대선 후보들의 ‘설화’를 수집해 이에 대한 논평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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