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개통… 경기 동북부 관통하는 첫번째 고속도로
산정호수·아도니스CC 등 주요 관광지 접근성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27일 오전 구리~포천 고속도로 갈매 동구릉 영업소 앞을 현장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구리·포천=범찬희 기자] #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 씨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아들 김 일병을 만날 수 있는 더 쉬운 길이 생겨서다. 집근처 구리에서 아들이 근무하는 육군 8사단이 위치한 포천까지 30분대로 주파가 가능한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이달 30일 개통하는 것. 주부 김모 씨는 “주말 면회를 갈 때 마다 교통체증에 시달려 2시간 남짓 걸려 아들에게 갔었다”면서 “교통이 좋아지니 아들과 마음까지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 서울서 포천까지 ‘30분’…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

포천과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에 새활력이 불어넣어질 전망이다. 불편한 접근성 탓에 비교적 저평가됐던 경기북부지역과 서울을 30분대로 잇는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오는 30일 0시를 기점으로 개통된다. 최초 사업제안서가 제출된 지 12년 만이며, 공사 착공일로부터는 5년 만에 운영을 개시하게 됐다.

경기북부지역의 새 핏줄이 될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전체 연장 50.6Km를 4~6차선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민자 고속도로다. 본선구간인 구리 토평동에서 포천 신북면까지(44.6km)와 포천시 소홀읍에서 양주시 회암동을 연결하는 지선구간(6km)으로 구성된다. 경기 동북부를 관통하는 첫 번째 고속도로라는 점에서 적잖은 지역 경제 유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우선 포천의 명소인 산정호수와 허브아일랜드를 포함해 명문 골프장으로 꼽히는 아도니스CC, 참밸리CC,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고석정 등 경기 북부지역 주요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개선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게 시공사 측의 설명이다.

▲ '구리~포천 고속도로' 갈매 동구릉 영업소 반대편에서 바라본 도로의 모습. 왼쪽 투명 방음창에는 조류의 충돌을 대비해 배색을 달리한 장치를 마련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시사위크>

개통 3일을 앞둔 27일 열린 시주식에서 구리포천고속도로사업단 대우건설 장승규 상무는 “이제 서울에서 30분이면 포천에서 갈비 드시고 골프도 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내, 갈매, 별내 지구 등 고속도로 인근 대규모 택지지구 주민들의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연간 물류 비용 등에서 2,000억원 가량의 절감효과를 예상했다.

27일 오전에 찾은 구리~포천 고속도로 현장은 개통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구리 1공구에서 출발해 본선 종점 구간인 7공구까지 쭉 뻗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건설사 관계자와 인부들, 몇몇 작업 차량만이 듬성듬성 모습을 비출 뿐이었다. 도로 주요시설인 구리(3,265m), 수락(1,235m), 소흘(495m)터널에는 시공사가 자랑하는 LED 조명이 터널 안을 대낮처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대우건설 장승규 상무는 “지선구간에 설치된 화암터널까지 총 4개 터널 전 구간에 고품질 LED 조명을 설치해 터널 내 사고율 감소에 힘썼으며 이로 인한 전력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통일시대’ 염두한 경기 동북부 최초의 민자고속도로

중간 브리핑 장소인 의정부 휴게소도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했다. 건물 외관과 주변 조경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한 인상이었다. 의정부 휴게소가 위치한 4공구의 대우건설 곽영준 현장소장은 “현재 9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부에서는 식자재가 반입돼 업체별로 시범 요리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며 “지붕에는 태양열 판을, 바닥에는 지열발전을 적용해 환경 친화적 공법으로 시공됐다”고 덧붙였다.

유럽풍 양식에 노란색을 덧칠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 의정부 휴게소는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지나는 이용객들이 애용할 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리아와 죠스떡볶이 등 17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어 이용객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것은 물론, 장시간 운전에 지친 운전자들의 피로를 풀어줄 중간 휴식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관측된다. 곽영준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품휴게소가 될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 '구리~포천 고속도로' 본선구간의 중간 지점인 의정부 휴게소에서 곽영준 4공구 현장 소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시사위크>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통일시대를 염두해 개발된 도로이기도 하다. 주력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시에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남북통일 관광축을 형성하는 것 또한 이번 사업이 추진된 배경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서울∼세종 고속도로와도 연결돼 경기 동부지역의 균형발전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돼, 주력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향후 30년간 도로 이용요금과 휴게소 운영 등을 통한 수익으로 사업비를 회수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총 8개 공구 가운데 1‧2‧4‧5공구(35%)를 담당했다. 이외에도 태영(15%), GS(14%), 대우조선해양건설(12%), 포스코(8%) 등 총 11개사 공동도급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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