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지율이 저조한 TK(대구‧경북)지역에 대해 "이분들과 얼굴을 맞대는 식으로 직접 만나 '바른정당은 배신자'라는 오해를 풀어드리려 한다. 지금은 배신자 프레임이 상당 부분 엷어져서 우리가 그분들을 직접 만나 오해를 풀면 씻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지지율 제고 방안을 밝혔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어깨가 무겁다. '정치 생명을 걸고' 도전해 당대표가 됐지만 남은 길은 더 험난하다.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진짜보수’가 무엇인지 국민께 알려야 하는 역사적 사명도 받았다.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가 처한 상황이다.

돌아갈 길은 없다. 그래서 택한 것은 ‘정공법’이다. 보수의 근거지라 할 수 있는 TK와 노년층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인정, 향교, 미용실을 찾아 직접 설득할 예정이다. “직접 만나 오해를 풀면 배신자 프레임은 사라질 것”이라고 이혜훈 대표는 자신했다.

보수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방법도 검토했다. 각각 8주, 6개월의 정치 아카데미 과정을 신설, 새 인물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는 지명도 있는 정치인도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청년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보수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계파 패권정치’ 해소와 당내 화학적 결합도 중요한 요소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유승민 의원과 먼 인물부터 당에 중용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이혜훈 대표는 과거 새누리당 시절 주류계파로부터 피해를 받았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는 28일 오후 이혜훈 의원실에서 이뤄졌다.

-바른정당 2대 당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원에게 인사 한마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산 넘어 산인 막중한 직책을 저에게 맡겨줘서 감사하다. 과제가 막중해 어깨가 무거워 내려앉을 정도이지만 저를 도와준 분들이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끝까지 도와주길 염치없이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바른정당 2기 지도부에 놓인 가장 큰 숙제가 지지율 제고로 꼽힌다. 특히 TK(대구‧경북)지역에서 '배신자 프레임'으로 지지율이 낮게 잡히고 있다.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소위 '배신자 프레임'에 속은 피해자가 집중 분포한 곳이 TK지역이라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은 지지층의 주축이 영남권 6070세대인만큼 집중적으로 그곳에 '바른정당은 배신자'라는 가짜뉴스를 살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TK지역 지지율이 한국당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6070세대들이 가짜뉴스에 대해 검증 없이 오롯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젊은 세대와 다르게 전달받은 뉴스에 대한 검증을 잘 못하고 있더라. 이는 이분들이 가짜뉴스 검증 차원에서 정보를 찾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우리 바른정당은 이분들과 얼굴을 맞대는 식으로 직접 만나 '바른정당은 배신자'라는 오해를 풀어드리려 한다. 지금은 배신자 프레임이 상당 부분 엷어져서 우리가 그분들을 직접 만나 오해를 풀면 씻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차별점으로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을 주창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은.
"더 이상 '종북좌익 척결'을 외치는 전형적인 빨갱이 몰이는 완전히 배격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철통같이 지키는 게 보수정당의 안보라고 생각한다. 또 경제도 중요하다. 사실 치맥(치킨과 맥주 조합)은 산소 혹은 소울푸드인데, 지친 직장 생활에서 치맥 하는 게 생활의 포인트이지 않냐. 그런데 치킨 값을 올리면 이 마저 힘들어진다. 한걸음 더 나가서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치킨 값을 올리겠다고 하는 업체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지 여부를 조사해 공정한 질서를 유지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는 개혁'을 외치는 바른정당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제안한 '외부인사 수혈'과 관련 "주로 젊은 층을 영입할 생각"이라며 "현역 자치단체장을 포함한 정치인 영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당대표 당선 직후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을 생각하고 있나.
"주로 젊은 층들을 생각하고 있다. 정치인을 꿈꾸는 분들이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있더라. 최근 '당원과의 만남'이라는 당 행사와 지난 대선 때 유세현장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을 많이 만났다. 영입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 가운데 정치에 관심이 있으면서 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분이 있고, 혹은 그렇지 않은 청년도 있다.

짧게 영입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오늘 인터뷰 직전 찾아온 20대 청년이 바른정당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청년은 지난 대선 때 홍대 앞 유세에서 만났는데, 대선 때 워낙 바빠서 6월 말에 만나자고 했고 그게 오늘이었다. 오늘 이 청년과 30~40분 대화한 뒤 대학생 조직에 연결시켜주고, 조만간 우리 당에서 정치아카데미를 개장하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참고로 정치아카데미는 6개월 또는 8주 과정이 있는데, 6개월은 모든 정치 관련 소양을 넓게 가르치는 과정이고, 8주는 지방선거 출마자를 위해 선거 실무를 가르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현역 자치단체장을 포함한 정치인 영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름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 영입이 성사되면 말할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지금은 화합하는 것으로 정리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화합하고 있나.
"바른정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여러 설들이 있었다. 불협화음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전날(27일) 김무성 전 대표를 직접 만나 그 사이에 있었던 여러 오해들을 풀었다. 김무성 전 대표께서 '이혜훈 때문에 탈당한다는 것은 다 헛소문이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또 지나간 일은 과거에 묻고 하나가 되는 것에 저 또한 노력하고 있다. 저는 100번이고 1000번이고 무릎꿇는 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분들도 함께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뼉은 두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직은 저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을 중심으로 모시려 한다. 아무래도 저를 생각할 때 유승민 의원을 떠올리니까 유 의원과 멀리 떨어졌다고 인식되는 사람을 모셔오면 오해가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른정당의 탄생 동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는 보수 지지층의 민심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이혜훈 대표의 생각은.
"우리 바른정당의 탄생 계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이다. 오늘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의장도 '바른정당이 없었으면 탄핵이 불가능 했다. 이는 반드시 높게 평가돼야 하고 절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는 정치 생명을 걸었다. 보수진영의 대통령이었던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면 보수정치인이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나름대로 책임지는 정치를 위해 '가시밭길을 가겠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우리의 결심에 공감하는 분들이 바른정당 당원 또는 지지층이 됐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저급하고 부정적인 노이즈 마케팅은 대한민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원내 정당으로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의당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도 원내 정당이다. 특별히 어느 당을 더 관심있게 챙기는 것은 없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아픈 손가락'으로 보수진영으로서 한국당이 잘못하면 우리 바른정당에 피해가 오니까 걱정이 좀 된다. 그래서 한국당의 행보 가운데 '저렇게는 안 했으면 좋겠다' 하는 안타까움은 있다. 저급하고 부정적인 노이즈 마케팅은 대한민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사라져야 한다.

다만 한국당도 국회 안에서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아픈 손가락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생각은 없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안보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 배치 과정에서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다. 또 야당과의 소통 의지는 인정하는데, 문제는 일머리가 부족한 게 느껴져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김경희 기자>

-바른정당 당대표로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은.
"안보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 배치 과정에서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다. 또 야당과의 소통 의지는 인정하는데, 문제는 일머리가 부족한 게 느껴져 불안하다. 사실 의지만으로 국정운영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의지는 충만한데 일머리가 부족해서 의도하지 않았던 정책의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겠다. 역대 정부 가운데 집값 잡겠다는 의지는 노무현 정부가 제일 컸다. 그럼에도 건국 이래 가장 큰 집값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시장의 작동 원리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하고 거꾸로 가는 정책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도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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