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엑서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가 위드미의 발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위드미가 ‘이마트24’의 이름을 달고 미래형 편의점 사업에 나선다.

위드미는 1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랜드명 변경과 투자 증대를 골자로 하는 발전방안을 공표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6월 중 “위드미에 대해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발언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수십여 명의 기자들이 모여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위드미의 현황은 밝지 못하다. 상반기에 영업적자가 확대됐으며 점포규모 또한 업계 5위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이날 발표를 맡은 김성영 대표이사는 “단기간에 실적을 낼 것이라고는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조두일 영업담당 상무는 직접 위드미 코엑스점을 소개하며 타 편의점과 차별화되는 위드미의 강점을 설명했다.

◇ “여기가 이마트 위드미구나, 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김성영 대표이사는 한국 편의점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1989년 1호 편의점이 문을 연 이후 국민소득은 6,500달러에서 2만7,000달러로 증가했지만 편의점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김성영 대표의 생각이었다. 김성영 대표는 현재 편의점들이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후발주자인 위드미가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의 운영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는 말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드미의 코엑스 1호점은 책방과 바로 연결돼있다. 상권의 특성에 맞춘 '프리미엄 편의점'이 '이마트24'로 변한 위드미의 바탕이다. <시사위크>

‘동질화’ 대신 ‘차별화’에 방점을 찍고 편의점사업을 경영하겠다는 의지는 발표 내내 강하게 드러났다. 앞으로는 모든 점포를 문화·생활공간이 결합된 프리미엄 점포로 출점하고, 지방 점포의 경우 우수한 지역상품을 가진 영세업자와 협력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등 “멋스럽고 여유가 있는” 위드미의 색깔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아파트단지 앞에 편의·문화시설이 부족해보여 편의점과 함께 스터디카페를 냈더니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는 경험담이 발표 중 소개됐다. 24시간 영업과 본사주도경영이 특징인 미국식 편의점 경영과 가맹점에 자율성을 부여한 유럽식 운영형태를 대조하기도 했다.

질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규모 확대 계획도 제시됐다. 14년 7월 편의점 업계에 뛰어든 위드미는 현재 2,175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업력이 긴 경쟁업체들에 비하면 아직은 미약한 수치다. 김성영 대표는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편의점 사업이 흑자를 내려면 점포가 5,000개는 있어야 한다”며 다점포 운영을 통해 경영주에게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매년 약 1,000개의 점포를 출점해 업계 4위 규모를 우선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조두일 영업담당 상무가 위드미 코엑스2호점을 소개하고 있다. 신기술을 통한 편의점 상품 개발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시사위크>

◇ 멀리 보는 ‘이마트24',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

김성영 대표는 “자금력이나 백화점·소매업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고 해서 단기간에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끌었던 편의점 간판의 변화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앞으로는 위드미 대신 ‘이마트24(emart24)’가 정식 브랜드명으로 사용된다. 김성영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마트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앞으로 이마트24가 발전하는 첫 동력으로 삼겠다”고 변경 이유를 밝혔다.

경영주와 본사의 상생을 지향하는 ‘공유형 편의점’도 규모를 확대해 지속 추구된다. 김성영 대표는 향후 3년 동안 편의점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투자액이 20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가 위드미에 불태우는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투자액 3,000억원에는 위드미가 경영주와의 상생을 목표로 내걸었던 ‘3무정책(로열티·24시간 영업 강요·중도위약금 없음)’의 유지·강화비용이 포함된다. 무경험·소자본 경영주의 고민을 덜기 위해 도입되는 ‘오픈 검증 제도’가 대표적인 예시다. 신규 점포를 직영으로 운영한 후 실적이 좋다고 판별되면 관련 정보를 공개해 경영주의 참여를 독려한다. 김성영 대표는 여기에 ‘실패 없는 편의점’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경영주의 고민을 보다 현실적으로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점포에 발주되는 상품의 공급비용 중 일정 부분을 경영주에게 돌려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페이백 제도’와 점포 운영기간에 따라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공표됐다.

하반기에는 ‘편의생활연구소(가칭)’의 설립이 계획돼있다. 대외기관 및 외부전문가의 협력을 구해 점포형태와 서비스, 상생제도를 다각도로 연구한다. 편의성의 개념을 소비자 입장에서 재정의해 미래형 편의점의 방향성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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