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KT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KT는 과연 더 많은 근로자를 채용했을까’

경제계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중심 정책에 발걸음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통신업계에선 황창규 KT회장이 대표적으로 나섰다. 황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정책간담회’에서 참석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공감을 표시하며 “그룹 차원서 4,000여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KT는 최근 3년간 약 2만7,000명을 채용했다는 자료를 배포하면서 일자리 문제해소에 적극 앞장 선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KT가 과연 더 많은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 KT, 지난 3년간 직원 수 감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T그룹의 총 근로자 수는 6만665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5만9,509명보다 1,156명 증가했지만, KT가 채용했다는 2만7,000명과는 격차가 크다.

물론 이는 KT가 2014년부터 추진한 계열사 정리를 반영 안한 수치다. KT의 계열사는 2014년 49개에서 지난해 말 38개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정리된 계열사 11곳의 근로자 수를 2014년도 KT그룹의 총 직원 수에서 제외해도, 증가분은 2,903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2015년 KT서비스남부와 북부가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4,000명의 직원이 추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KT그룹의 총 직원수는 1,000명 가량 감소한 셈이다.

◇ 그 많던 채용인력, 어디로 갔나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퇴직자도 고려해야 한다”며 “채용규모를 공개하면서 얼마나 퇴직했는지 밝히는 기업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에선 채용규모가 많아도 근로자수가 동결 또는 감소한 것은 그만큼 이직률이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박한다.

임순택 KT 새노조 위원장은 “대리점 관리 자회사 KT M&S를 비롯해 콜센터가 업무인 KTCS 등 일부 계열사의 이직률은 상당히 높다”며 “직원들이 몇 달 못 버티고 나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즉, 채용규모가 많아졌어도, 계열사 직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 퇴사하는 이들의 증가로 전체 직원수는 그대로라는게 임 위원장의 해석이다. 실제 공시를 확인해본 결과 KTCS 직원의 평균 근속년수는 2014년 3.41년에서 지난해 말 3.3년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KT가 채용인원 수와 정규직 전환 실적만 내세우지 말고, 구성원의 처우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임 위원장은 “KT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다”며 “하지만 (본사) 정규직이 하던 일을 계열사가 하는 행태로 전환했다. 계열사 직원의 임금은 본사 직원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KT가 마련한 일자리는 실제로는 비정규직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일자리만 늘리겠다고 립서비스를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