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무실을 방문한 기자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취임 100일 기념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 이어 소통에 힘쓰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3개 조로 나뉘어 여민관과 본관, 영빈관 등을 둘러봤다.

특히 이번 오픈하우스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 분야별 수석들이 근무하고 있는 집무실 내부까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여민관 3층을 집무실로 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들이 방문하자 문 앞에 서서 일일이 악수를 하며 환대했다.

청와대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석하기 이동 중인 출입기자들의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여민관 3층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신속한 업무파악과 지시를 위해 마련됐다. 실제 걸어보니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수석들이 근무하고 있는 여민관의 물리적 거리가 꽤 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 대신 여민관 3층을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바로 아래층에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방이 자리했다. 대통령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만큼, 임 비서실장은 보고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보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대통령과 함께 건물을 사용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올법하다. 18일 공개된 ‘소소한 인터뷰’에는 “(문 대통령이) 늦게까지 일해서 부속실 직원들이 고생한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이 있었다. 직원들의 애교 섞인 불만토로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밖에 3개 동으로 나눠진 여민관에는 민정수석실, 경제수석실, 국가안보실, 인사수석실, 정무수석실 등이 자리했다. 조국 민정수석과 전병헌 정무수석은 업무 중간 방문한 취재진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불만사항도 청취했다.

취재진들에게 문을 연 청와대 본관 모습 <청와대 제공>

기대했던 화려한 집무실, 가죽쇼파, 원목 책상 등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 회사보다도 소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무실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업무용 책상과 컴퓨터, 회의용 탁자와 의자가 배치돼 있었다. 69년 건축된 여민관 자체도 낙후된 모습이었고, 냉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참관하는 기자들은 손부채를 하기 바빴다. “쥐가 나온다”는 소문이 실감될 정도로 옛 군청이나 구청의 모습과 흡사했다.

청와대의 ‘상징’인 본관 내부도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하던 2층 집무실과 접견실 등이 문을 열었다. 본관 참관을 마친 뒤에는 임 비서실장과의 기념촬영과 셀카촬영이 이어졌다. 3년 이상 청와대를 출입한 한 고참기자는 “이번처럼 경내와 집무실을 완전히 공개한 것은 내 기억으로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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