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제도 개정 가능성을 제시한 아담 실버 NBA 총재.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 사무국이 마침내 ‘서고동저’ 시대를 수술대에 올렸다. 다수의 스포츠매체는 8일(현지시각) “동‧서부 구분 없이 통합 플레이오프를 시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아담 실버 NBA 총재의 발언을 집중보도했다.

동‧서부지구를 엄격히 구분하는 NBA 플레이오프제도상 동부와 서부 팀은 결승전 전까지 서로를 만날 수 없다. 그러나 서부가 전력우위를 점한 지 십 수 년이 지나면서 지구별 상위 8개 팀이 진출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동부지구 8위 팀보다 10승을 더 거두고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2013/14시즌 피닉스 선즈가 대표적이다.

이날 실버 총재는 “현재 NBA 대진표는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동‧서부 구분 없이 상위 16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실행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다. NBA 역사상 유래가 없는 ‘1~16위 플레이오프’가 시행되기 위해선 많은 규정들이 함께 변경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팀마다 서로 다른 경기수가 문제가 된다. 현재 팀당 82경기로 구성된 NBA 정규시즌은 동‧서부 팀들끼리는 2경기, 같은 지구 안에서는 3~4경기씩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 하에서 동‧서부 통합 플레이오프를 시행할 경우 상대적으로 거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팀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50년 동안 이어져온 ‘1시즌 82경기’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실버 총재는 이미 전통에 얽매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SPN은 9일(현지시각) 플레이오프 개정과 관련된 논의를 보도하며 “82경기 규칙은 마법의 언어가 아니다. 우리는 한 발짝 물러서서 NBA 일정표와 플레이오프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는 실버 총재의 발언을 함께 소개했다.

이론적으로 명쾌한 방안은 팀당 3경기씩 87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수의 증가는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NBA의 정규시즌 일정을 더 험난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선수들의 휴식시간이 줄고 피로가 쌓이면 부상 위험은 그만큼 높아진다. 올해 NBA 시즌 개막일이 예년보다 보름 가까이 앞당겨진 것 또한 선수들이 시즌 중 더 많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

동‧서부 팀들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과정에서 늘어날 이동거리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 약 4,300킬로미터를 왕복해야 하는 보스턴 셀틱스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누적된 피로는 다음 라운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7전4선승제인 플레이오프 제도를 부분적으로 5전제로 줄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티켓판매 수익에 민감한 구단주들의 이해관계상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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