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클리블랜드 입단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던 데릭 로즈. 그는 7경기밖에 뛰지 못한 채 발목 부상을 당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 역대 최연소 MVP는 누굴까. 2010/2011 시즌 22세 191일의 기록으로 MVP를 수상한 데릭 로즈가 그 주인공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디시전 쇼’를 단행하며 마이애미 히트가 슈퍼 팀으로 부상했던 이 해, 데릭 로즈는 시카고 불스의 에이스로 거듭나며 팀을 리그 전체 1위로 이끌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데릭 로즈의 입지는 심히 불안하다. ESPN의 아드리안 워즈나로우스키 기자에 따르면 데릭 로즈는 현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구단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그가 클리블랜드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팀을 옮길 가능성뿐 아니라 NBA에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ESPN이 인터뷰한 리그 관계자는 “계속된 부상으로 실력이 떨어지면서 선수의 마음이 꺾였다”고 밝혔다.

데릭 로즈는 NBA의 대표적인 유리몸으로 뽑힌다. 왼쪽 무릎‧왼쪽 발목‧오른쪽 반월판‧왼쪽 십자인대 등 그가 여태까지 당한 부상을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시카고 불스의 총아로 떠오르던 그를 저니맨 신세로 전락시킨 원인이다. 여기에 뉴욕 닉스 시절 팀을 무단이탈해 벌금을 물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유계약 또는 은퇴 후의 이야기를 꺼내는 등 선수 본인의 프로의식에 의문부호를 붙일만한 모습들을 보여준 기억도 있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합류한 데릭 로즈는 오랜만에 제 실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클리블랜드에서 행복하다. 새 팀에 잘 적응하기 위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준비를 갖추려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던 그다. 실제로 로즈가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에서 뛴 7경기의 기록은 14.3득점‧1.7어시스트에 야투성공률 47%(평균출장시간 26분)으로 상당히 양호했다. 연봉 210만달러짜리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할 나위 없는 수준이다.

행복한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11월 8일(현지시각)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에서 그렉 먼로와 충돌하며 왼쪽 발목을 다친 로즈는 이후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팀 일정에서도 제외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부상을 입은 지 약 3주 후부터는 로즈가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가 공개적으로 보도됐다.

부상 또는 의욕 감퇴를 이유로 리그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조울증 진단을 받고 밀워키를 떠났다가 클리블랜드로 복귀했던 래리 샌더스나 약물 문제를 안고 해외리그를 전전하던 라마 오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장기간 코트를 떠나있던 이들은 모두 NBA에 재적응하는데 실패했다. 현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산하 G리그팀에 입단해 NBA 재입성을 노리고 있는 에메카 오카포 또한 성공가능성에 의문이 붙어있다. 압도적인 운동능력과 속도를 앞세워 코트를 휘젓던 ‘시카고 로즈’를 다시 볼 수 있을 확률은 높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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