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JR스미스(우)를 상대하는 빅터 올라디포(좌).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지난 여름, NBA 이적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폴 조지 드라마’였다. 인디애나 구단에 불만을 드러낸 엘리트 포워드 폴 조지를 잡기 위해 보스턴‧클리블랜드‧LA 레이커스 등 수많은 구단들이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하고 나섰지만, 정작 영입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오클라호마시티였다. 7월 1일(한국시각)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에이스 폴 조지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보내는 대신 빅터 올라디포와 도만타스 사보니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4년간 8,400만달러짜리 계약을 갖고 있던 올라디포를 처리하면서 검증된 올스타 선수를 얻어낸 오클라호마가 완벽히 승리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선수들의 몸값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 지금 주전 선수에게 연 2,100만달러의 계약이 특별히 과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올라디포가 오클라호마에서 보여준 1년 동안의 모습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도 사실이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슈팅 효율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올라디포가 케빈 듀란트의 빈자리를 절반만이라도 메워주길 기대했던 오클라호마 팬들은 팀이 패배할 때마다 그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빅터 올라디포의 최근 활약상은 “문제가 있던 것은 내가 아니라 오클라호마”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난 9일(한국시각) 13연승을 달리던 클리블랜드를 자신의 손으로 무너트린데 이어 11일에는 47득점을 폭발시키며 덴버 너게츠도 잡아냈다. 그가 이 두 경기에서 올린 33득점과 47득점은 모두 개인 커리어하이다. 두 경기 연속으로 자신의 최다득점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인디애나의 새 에이스로 거듭난 올라디포는 올 시즌 모든 면에서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득점이 15.9득점에서 23.6득점으로 껑충 뛴 것은 물론 약점으로 지목됐던 야투율(44.2%에서 48.2%)과 3점 슛 성공률(36.1%에서 43.9%)도 대폭 개선됐다. 출장시간이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더 자주 공을 잡고 공격을 주도하면서 본인의 리듬감을 유지하는 중이다. 전 시즌 대비 가장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기량발전상(MIP)은 이미 그의 차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도는 다소 덜하지만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성장세도 무섭다. 2016년 드래프트 11픽 출신인 사보니스는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뛴 첫 해 경기당 5.9득점과 3.5리바운드를 올리는데 그쳤다. 리그 2년차를 맞아 인디애나의 옷을 입은 그는 올 시즌 21경기 동안 평균 12득점과 8.7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중이다. 39.9%에 그쳤던 야투 성공률은 53.7%로 수직상승했다.

폴 조지는 어떨까. 20.7득점이라는 평균기록은 나쁘지 않으며, 특히 러셀 웨스트브룩‧카멜로 앤써니와 역할을 분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긍정적이다. 다만 41.6%라는 낮은 야투율과 최근 심화된 기복은 아쉬움이 많다. 댈러스와의 지난 달 말 경기에서는 40분을 뛰면서 단 2득점만을 올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불안한 것은 폴 조지와 오클라호마시티의 계약기간이 단 1년에 불과하며,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그가 팀을 떠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계약 당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구단은 “폴 조지는 오클라호마시티에 남는 것이 시합을 이기는 가장 좋은 기회임을 깨달을 것이다”며 연장계약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성적은 12승 13패로 좋지 못하다. NBA에서 손꼽히는 스몰마켓인 오클라호마시티가 폴 조지의 마음을 잡기 위해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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