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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인터뷰] 이석형의 행복
2021. 07. 2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 이석형. /눈컴퍼니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 이석형. /눈컴퍼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로서 가장 기쁜 순간은 어쩌면 가장 첫 번째 관객일 수 있는 현장 스태프들이 즐거워할 때다.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팀이 즐거워할 때 행복하고 뿌듯하다.”

배우 이석형은 2014년 영화 ‘오늘영화’로 데뷔한 뒤, ‘꿈의 제인’(2017) ‘하트’(2020)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2020), 카카오TV ‘도시남녀의 사랑법’(2020), 드라마 ‘라켓소년단’까지 매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이석형은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최근 개봉한 두 편의 영화 ‘괴기맨숀’(감독 조바른)과 ‘액션히어로’(감독 이진호)를 통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지난 6월 개봉한 ‘괴기맨숀’에서 이석형은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곰팡이 청년 재석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얼한 곰팡이 분장에 리얼함을 더한 연기로 기묘한 분위기를 완성한 것은 물론, 점점 흑화하는 곰팡이 청년의 변화 과정을 섬뜩하게 담아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괴기맨숀’(왼쪽)과 ‘액션히어로’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석형. /콘텐츠판다, 트리플픽쳐스
‘괴기맨숀’(왼쪽)과 ‘액션히어로’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석형. /콘텐츠판다, 트리플픽쳐스

지난 21일 개봉한 ‘액션히어로’ 속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액션히어로’는 꿈은 액션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 분)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처치하는 코믹액션물이다. 

주인공 주성으로 분한 그는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부터 강도 높은 액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주연배우로서 제 몫을 다했다. 이 작품으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사위크>와 만난 이석형은 “영화의 매력은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드는 결과물이라는 점”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배우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스태프가 즐거워할 때”라는 이석형의 대답은 매 현장 그가 얼마나 진심을 다하는지 짐작하게 했다.   

‘액션히어로’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이석형. /눈컴퍼니
‘액션히어로’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이석형. /눈컴퍼니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반응도 좋다. 기분이 어떤가. 
“연기를 시작하고 처음 받은 상이라 의미가 깊다. 함께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것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다. 액션도 열심히 준비하고 후반작업도 열심히 했다. 그래서 보기에 부족함 없이 재밌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처음 ‘액션히어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떤 매력을 느꼈나. 
“재기발랄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여러 장르가 있었다. 코믹도 있고 액션도 있고. 작은 규모의 영화인데 이런 장르를 다 시도한다는 게 정말 좋았고, 시나리오를 다 읽자마자 바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정말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감이 컸다. 이 액션신들이 정말 구현될 수 있을까 기대되더라. 완성된 작품을 보고 ‘정말 이걸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진호 감독이 캐스팅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했나. 주성 역에 왜 이석형이어야 했을까.
“천진난만한 면을 봐주신 것 같다. 나도 궁금했다. 내가 평소 그런 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진호 감독에게) 물어보니 예전 데뷔작 ‘꿈의 제인’ GV에 열심히 다녔는데, 그 자리에서 열심히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고 천진난만한 면을 발견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주성 역에 어울릴 거라고 판단했다더라. 나도 작품하면서 그 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천진난만함이나 높은 텐션을 갖고 있는 캐릭터의 특성에 대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주성을 만들어갔다.”  

‘액션히어로’에서 주성 역을 맡아 액션과 코믹을 모두 소화한 이주형. /트리플픽쳐스
‘액션히어로’에서 주성 역을 맡아 액션과 코믹을 모두 소화한 이주형. /트리플픽쳐스

-액션 준비 과정은. 
“생각 이상의 액션신을 준비했더라.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가서 무술 감독님의 지도를 받고 하니까 되긴 되더라. 나랑 똑같이 분장한 대역분도 계셨다. 그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럼에도 내가 해야 하는 부분들이 쉽진 않았다. 액션스쿨에 가서 무술 감독님과 동고동락하면서 합도 짜고 기본적인 훈련도 하고 체력도 키우면서 준비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다.”

-주성은 액션배우를 꿈꾸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한 인물이었는데, 그 시절 자신의 모습이 많이 투영됐을 것 같다. 
“나는 원래 영화감독을 꿈꿨다. 그런데 실제로 만들어보니 나와 맞지 않는단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주변 분의 추천으로 배우 일을 하게 됐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완성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렇게 사소하게 시작한 경험들이 쌓여 강한 신념을 심어줬다. 그것이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주성이 안쓰럽게도 공무원 시험지를 뒤집어쓰고 있잖나. 주성이 원하는 건 그것이 아닌데 붙잡고 있다는 건 겁이 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렵고 겁이 나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고, 나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많이 느꼈던 감정이라 공감이 많이 됐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도 처음엔 왜 영화가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계속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만든 결과물이라 좋아한단 걸 알았다. 많은 게 들어가잖나. 어떻게 보면 어린 애 같은 생각일 수도 있고 욕심일 수도 있는데, 그림은 딱 그 그림 한 장만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는 그림부터 소리, 연기도 볼 수 있다. 춤도 출 수 있다. 할 수 있는 게 많고 그걸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든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이석형. /눈컴퍼니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이석형. /눈컴퍼니

-배우로서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있다면. 
“더 나아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발음이 조금 아쉽다. 더 향상됐으면 좋겠다. 더 좋은 목소리로 연기하고 싶다는 게 큰 갈증이다. 내가 나 자신을 판단했을 때 개성이 강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개성이 너무 강해 극을 뻣뻣하게 만드는 느낌을 줄 때도 있어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연습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계속 영향을 주고받는 편이다. 그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제일 밀접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얻은 조언이나 도움을 많이 얻는 것 같다. ‘액션히어로’ 현장도 생각이 많이 난다. 선배, 동료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고 고민도 들어줬다.” 

-‘액션히어로’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꼽자면. 
“관객이 웃을 때. 그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몸까지 다쳐가면서 했던 액션신을 봤을 때 뿌듯했다. 열심히 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배우로 일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피드백을 받을 때인데, 연극이 아니라면 관객의 반응을 바로 받을 수 없다. 그래서 현장에서 어쩌면 가장 첫 번째 관객이 되는 스태프들이 즐거워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팀이 즐거워할 때 행복하고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재미를 느낀다.”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날 텐데 어떻게 쌓아나가고 싶나.   
“비유를 하자면 지금은 근육을 키우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이 먹고, 많이 뛰고, 근육을 키우는 시기. 그래서 양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공부도 그렇고 뭐든지 많이 해야 느는 거라고 생각한다. 연기도 많이 해서 실력을 늘리고 싶고, 더 좋은 작품을 만나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차기작은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인데, 그동안 해왔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일 것 같다. 조금 더 귀엽고 발랄한 모습으로 찾아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