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우려를 지우고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 정해인과 지수, 조현탁 감독. /JTBC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우려를 지우고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왼쪽부터) 정해인과 지수, 조현탁 감독. /JTBC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역사 왜곡 의혹으로 방송 전부터 암초를 만났던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가 우려 속에서 시청자를 찾는다. 연출자 조현탁 감독은 논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며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해 만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설강화’(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은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 영로(지수 분)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JTBC ‘SKY 캐슬’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감독이 3년 만에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자, 배우 정해인과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첫 연기 도전작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미완성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1987년 6월 항쟁 시기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남파 간첩이라는 설정이 간첩과 안기부를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설강화’ 측은 드라마의 일부 내용을 공개하며 정면 반박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설강화’ 조현탁 감독이 역사 왜곡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JTBC
‘설강화’ 조현탁 감독이 역사 왜곡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JTBC

조현탁 감독은 16일 진행된 ‘설강화’ 제작발표회에서 “1987년 시대를 배경으로 두 캐릭터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며 “그 과정 안에 스릴러와 미스터리, 액션, 서스펜스, 코미디까지 여러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잘 버무려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유현미 작가가 오랫동안 준비한 기획”이라며 “유 작가가 2008년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북자 수기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거기에 실제 유 작가가 대학생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더해 이야기가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탈북자 수기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소재 안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 있지만,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것이 아닌 어떤 한 사람에 대해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고 했던 작가의 출발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역사 왜곡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해명했다. 조현탁 감독은 “초기 어떤 문구가 밖으로 유출되며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 퍼지게 되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보며 여러 가지를 느꼈다”며 “일차적으로 관리 소홀한 제작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감독은 “1987년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당시 군부정권과 대선 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은 가상의 창작물”이라며 “수호와 영로의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포커싱 하기 위함이고, 그 외에는 모두 가상이었다. 그 안에서 리얼리티와 밀도를 가지고 소신껏 이야기를 진행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창작자들이 어떤 작품에 임할 때 정말 최선을 다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방송이 되기 전부터 이런 논란들이 창작자에게는 고통이고 압박”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이 작품 역시 작가와 감독 모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임했다”며 “우려하는 부분은 그 어떤 것도 없다. 방송을 직접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설강화’로 뭉친 정해인(왼쪽)과 지수. /JTBC
‘설강화’로 뭉친 정해인(왼쪽)과 지수. /JTBC

정해인과 지수의 만남은 기대 포인트다. 정해인은 재독교포 출신의 사연 많은 명문대 대학원생 임수호를 연기하고, 지수는 발랄하고 귀여운 호수여대 영문과 신입생 은영로로 분한다. 여기에 유인나‧장승조‧윤세아‧김혜윤‧정유진‧허준호‧김정난‧박성웅‧정혜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함께 한다. 

정해인은 “드라마 시대극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기도 연기지만 정말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들끼리 만났을 때 일어나는 어떤 화학작용이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렇게까지 캐릭터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소중하고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으로 드라마에 첫 도전한 지수는 “영로라는 캐릭터가 밝고 매력이 있어서 밝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끌렸다”며 “처음 현장이라 부족한 게 많았는데 정해인 선배가 항상 같이 고민해 주고 만들어갔다. 즐겁게 배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현탁 감독은 두 배우의 ‘케미’에 만족감을 표했다. 조 감독은 “자신의 일에 순수하게 몰두하는 사람들에게는 묘한 빛이 난다”며 “정해인과 지수도 세속적인 이해관계의 집착이나 괜한 허세가 없이 굉장히 순수하게 몰두돼있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이 만나서 나오는 흉내 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며 “촬영하면서 늘 느꼈고 두 배우 덕에 기분 좋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여 정해인, 지수의 앙상블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조현탁 감독은 “특별한 메시지도 담고 있겠지만 정말 재밌는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이 작품을 한 번 틀면 어딘가로 나를 데려가 줄 수 있는 재밌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설강화’는 오는 1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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