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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넷플릭스 ㊦] OTT 경쟁서 살아남을 ‘전략’은
2022. 01. 19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가 넷플릭스를 둘러싼 각종 질문에 답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가 넷플릭스를 둘러싼 각종 질문에 답했다.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콘텐츠가 이뤄낸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 밝혔다. 후발주자 및 토종 OTT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는 19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2022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에 대한 비대면 화상 Q&A’에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이날 강동한 VP는 글로벌 회원들이 한국 콘텐츠 시청에 할애한 시간이 2021년 말 기준 지난 2년 동안 6배 이상 증가한 것을 언급하며 “지난해는 한국 창작 생태계 일원으로서 어느 때보다도 벅찬 한 해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강 VP는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 오영수 배우의 말처럼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닌 ‘우리 속의 세계’가 펼쳐지며, 한국의 창작자분들이 일궈온 저력이 한껏 빛을 발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10년 만에 빛을 본 뒤,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 게임’, 군대 소재에 대한 편견을 뒤엎고 울림을 준 ‘D.P.’, 데이팅 리얼리티도 넷플릭스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솔로지옥’까지.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 생태계의 동행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좋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탄생할 수 있다’는 명제를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강동한 VP는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 올 한 해 25편 이상의 새로운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지난해 대비 10편이나 늘어났다. 창의적인 소재와 탄탄한 완성도를 모두 갖춘 작품이다. 하루라도 빨리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글로벌 시청시간 및 국내 유료 구독 회원 수치.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공개한 글로벌 시청시간 및 국내 유료 구독 회원 수치. /넷플릭스

다음은 강동한 VP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감보다는 기대에 차있다. 지난해는 정말 꿈만 같은 한 해였다.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 창작 생태계와 협업한지 수년이 지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작품도 있었지만, 지난해처럼 두드러지게 사랑을 받은 건 처음이다. ‘오징어 게임’부터 ‘지옥’ ‘마이네임’ ‘고요의 바다’ 등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시간이 여섯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은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성과다. 회사로서도 굉장히 큰 의미이고 개인적으로도 꿈이 현실이 된 벅차고 행복한 한 해였다.” 

-한국 콘텐츠의 평가나 위상에 대한 변화를 느끼나. 넷플릭스에게 한국 콘텐츠는 어떤 의미인가. 
“없어서는 안 될 너무나 중요한 카테고리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해외 여러 플랫폼에서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려고 들어오고 있다. 국내 훌륭한 미디어 업계에서도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에 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도 한국 콘텐츠는 그만큼 중요하고, 내부적인 평가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차별화된 강점과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콘텐츠는 원래부터 훌륭했다. 한국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나 사랑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게 있다. 그렇기에 그것들이 제도적으로 많은 서포트를 받으며 극장도 훌륭한 인프라가 구축됐고, 방송사도 경쟁력 있는 방송사들이 콘텐츠들을 만들어가며 대중들의 눈높이가 최고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높은 스탠더드 안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전달할지에 대한 건강한 경쟁이 토양이 돼서 한국에서 나오는 콘텐츠들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 규모는. 
“넷플릭스의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 규모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지금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작년 한 해만 해도 5,000억원이 넘는다. 그리고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제작하고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타이틀이 15개였는데, 올해는 25개를 발표했다. 그 부분에서 충분히 투자금액을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가 기획하고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기획하고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 /넷플릭스

-공개된 25개의 한국 콘텐츠 라인업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을 꼽자면.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항상 바로 다음 작품이다.(웃음) 우선 28일에 공개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기대된다. 좀비물인데, 이미 나왔던 게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는 분도 있지만 과정을 보고 결과물을 본 입장에서 정말 엄청 재밌다. 학교라는 세팅 안에서 고립된 어린 학생들이  좀비들과 어떻게 사투를 벌이고 극복해나가는지 한국적인 요소로 풀어낼 수 있는 신선함이 있더라. 그래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또 2월 ‘소년 심판’을 론칭한다. 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여러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인데, 일부러 타이밍을 맞추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누군가 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회에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라고 생각해서 기대해 줘도 좋을 듯하다. 올해 넷플릭스가 기획하고 제작하는 오리지널 영화들도 발표할 텐데, 그중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모럴센스’가 2월 공개된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특이한 소재로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생각하지 못한 지적을 받는 경우도 생겼다. 그 예로, 지난해 연말 공개된 ‘솔로지옥’에서 피부색에 대한 출연자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실제로 고민이 많다. 스트리밍을 한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배움이 있었다. 특히 문화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배웠다. 사업적으로 배워간다는 것도 있지만 인문학적인 공부가 되기도 한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번역이나 자막, 더빙 같은 경우 직접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부분 제3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함께 많은 배움을 얻고 있고, 케이스가 하나씩 쌓일 때마다 한걸음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겸허한 자세로 계속 배우고 있다.” 

-요금제 인상에 대한 입장은.  
“2016년 서비스 론칭 이후 첫 요금 인상이었다. 요금 인상은 저희 같은 기업으로서는 굉장히 힘든 결정이다.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베이직 티어는 올리지 않았다.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그만큼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잘 지켜봐 달라.” 

-지적재산권(IP) 점유로 인한 국내 제작사 보상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콘텐츠 담당으로서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서비스다. 한 달에 일정금액을 내면 보고 싶은 어떤 콘텐츠든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그 뜻은 콘텐츠 하나하나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책정하기 힘든 시스템이다. 다만 하나 약속할 수 있는 건 광고의 논리, PPL을 따오는 것 등에 제한을 받지 않고 원하는 창작 목표를 화면에 잘 구현할 수 있도록 100% 제작비를 대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거다. 어느 정도 성공에 대한 전재를 두고 펀딩하지만,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콘텐츠도 있다. 이는 추후 시즌이나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충분히 자연스럽게 반영이 돼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해주면 될 것 같다.” 

-망 사용료 이슈가 올해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도 소위 ‘넷플릭스법’이 꾸준히 발의되는 상황이다. 망 사용료 대가 필요성에 대한 입장과 입법 이슈 대응 계획이 궁금하다.
“콘텐츠 총괄이라 망 사용료 부분에 관해 잘 답변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성실히 답하자면, 망 사용료는 저희가 굉장히 다른 지점에 있다.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와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는 상호보완적으로 서로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저희 역시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논의를 해나갈 거다. 포커스는 공동의 고객들을 위한, 최대한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망 사용료나 세금 추징 등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출에 따라 향후 한국 콘텐츠 투자 규모나 요금제 인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
“아니다. 망 사용료와 투자 규모는 별개의 논의이고, 요금제 인상 역시 별개의 부분이다.” 

-디즈니+, 애플TV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이 국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넷플릭스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보다 안 보는 분들이 훨씬 많다. 이렇게 많은 서비스가 론칭하고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기존 한국 시장의 영화나 드라마를 라이선싱 하면서 시장은 훨씬 더 커질 거다. 제로섬게임이 절대 아니다. 앞으로 산업이 더 확대되고 제작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거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 창구가 제한적이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오면서 그동안 발굴되지 못한 좋은 한국 콘텐츠가 더 많이 발굴됐고, 소비자는 더 재밌는 콘텐츠를 보게 되고 투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좋은 선순환의 본격적인 시작이 아닌가 생각한다. 

넷플릭스만의 차별화 전략은 많다. 이런 경쟁 환경 안에서도 자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한국 창작 생태계와 함께 발맞춰서 여러 협업을 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때는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예상했던 것을 훨씬 넘어선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 궁합이라고 해야 할까, 넷플릭스가 한국 창작 생태계와 가장 합을 잘 맞춰서 같이 커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