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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UMMA: 엄마] 강렬한 오프닝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2. 05. 0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한국의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공포영화 ‘UMMA:엄마’(감독 아이리스 K. 심). /소니 픽쳐스
한국의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공포영화 ‘UMMA:엄마’(감독 아이리스 K. 심). /소니 픽쳐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자신을 억압하던 엄마를 떠나 미국의 한 외딴 농장에서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 분)와 단둘이 평온하게 살아오던 아만다(사드라 오 분). 어릴 적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그녀는 사랑하는 딸 크리스에게만큼은 자신이 그리던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그 사실을 숨긴다. 

그러나 한국에서 죽은 엄마의 유골을 받은 후, 아만다는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엄마의 그늘이 여전히 자신에게 드리워져 있음을 깨닫게 되고, 평화로웠던 일상은 산산조각 나게 된다. 

죽어서도 끊어내지 못한 엄마와의 과거, 점점 더 자신을 옥죄어오는 그녀의 존재에 괴로워하던 아만다는 결코 닮고 싶지 않았던 그녀를 닮은 집착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크리스에게 결국 드러내고 만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포 ‘UMMA:엄마’. /소니 픽쳐스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포 ‘UMMA:엄마’. /소니 픽쳐스

영화 ‘UMMA:엄마’(감독 아이리스 K. 심)는 교외의 농장에서 딸과 단둘이 평온하게 살아오던 아만다가 한국에서 온 엄마의 유골을 받게 되면서 일어나는 정체불명의 현상을 다룬 작품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물론, ‘드레그 미 투 헬’ ‘이블 데드’ 등 독창적인 호러 수작을 탄생시킨 샘 레이미가 제작에 참여한 호러물로, 아이리스 K. 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산드라 오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강압적인 모녀 관계에 한국계 이민 가족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한국 고유의 정서 ‘한’을 접목시켜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포를 완성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엄마와 딸 사이, 애정과 집착을 오가는 미묘한 관계가 보편적 공감을 안긴다. 

또 ‘한을 품고 죽은 원혼이 빙의된다’는 설정은 국내 관객에게는 익숙한데, 이러한 한국의 샤머니즘을 미국적 정서로 재해석해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다. 특히 죽은 엄마의 유골, 유골함과 함께 도착한 한복과 탈, 자개로 만든 오르골 등 한국적 소품들을 활용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준 산드라 오(위)와 피벨 스튜어트. /소니 픽쳐스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준 산드라 오(위)와 피벨 스튜어트. /소니 픽쳐스

영리한 사운드 활용도 돋보인다. 침묵과 사운드를 적절히 활용해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음악을 배제하고 인물의 숨소리와 발소리에 집중해 상상력을 자극하다가도, 갑작스러운 사운드 변화 등 청각적 임팩트로 눈을 감아도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화면에 소리로만 채워지는 영화의 강렬한 오프닝은 시작에 불과하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산드라 오는 엄마의 존재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인물의 내재된 공포와 불안,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따뜻한 엄마의 모습부터 섬뜩한 얼굴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준다. 딸 크리스로 분한 피벨 스튜어트도 제 몫을 해낸다. 러닝타임 83분,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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