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온 스크린 선정작 9편을 공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ver the Top, 이하 OTT) 뿐만 아니라, 그 외의 플랫폼에서 방영될 화제의 드라마 시리즈를 월드 프리미어 혹은 아시안 프리미어로 미리 선보이는 섹션이다. 

스크린 너머 온라인 플랫폼까지, 최근 폭넓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영화산업의 모습을 빠르게 반영, 변화하는 영화적 흐름과 가치를 포용해 그 의미를 더한다.

지난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은 3편의 시리즈 공개로 첫 선을 보인 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총 9편으로 상영작 수를 늘려 확장된 규모로 관객을 찾는다.

올해 온 스크린 섹션에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왓챠‧웨이브‧티빙 등 하반기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 예정인 중요작들이 대거 초청됐다. 거장들의 새로운 도전작과 실력파 감독들의 화제작이 더해져 기대를 모은다. 

먼저 거장들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SF 장르물이자, 드라마 시리즈로 삶과 죽음, 기억과 행복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이다. 배우 신하균‧한지민‧이정은‧정진영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웰메이드 시리즈를 예고한다.

정지우 감독의 첫 번째 드라마 시리즈인 ‘썸바디’도 만날 수 있다. 소셜 커넥팅 애플리케이션을 매개로 얽힌 세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배우 김영광을 비롯해 신예 강해림‧김용지‧김수연이 섬뜩하고도 밀도 높은 스릴러물을 완성한다.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커넥트’도 기대작이다. 한국 배우 및 제작진들과 협업한 첫 작품으로, 동명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감독 특유의 파괴적인 상상력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배우 정해인‧고경표‧김혜준 등이 활약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 엑소더스’는 9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 ‘킹덤’(1994)의 최종편이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서사로 화제를 불러일으켜 국내외 많은 팬을 보유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신작을 통해 오랜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으며 또 한 번 이색적인 공포를 선사할 전망이다.

검증된 실력파 감독들의 화제작도 만날 수 있다. 2020년 공개돼 호평받은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의 차기작 ‘글리치’도 부산에서 먼저 공개된다. ‘연애의 온도’(2013), ‘특종: 량첸살인기’(2015)를 통해 다양한 장르물의 귀재로 거듭난 노덕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전여빈과 나나가 의기투합한다.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원작 단편을 시리즈화 한 전우성 감독의 ‘몸값’도 화제작이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탈출극이자 재난극으로 재탄생한 것은 물론, 배우 진선규와 전종서, 장률의 몰입도 높은 열연이 기대 포인트다. 

영화 ‘헤드샷’(2016)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초청돼 부산을 방문한 바 있는 키모 스탐보엘 감독은 신작 ‘피의 저주’로 다시 한 번 부산국제영화제와 조우한다. 평화로운 가정에 갑자기 찾아온 기괴한 저주와 그 원인을 추적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지훈‧최현욱‧홍경‧신승호‧이연 등 떠오르는 신예들이 뭉친 유수민 감독의 ‘약한영웅 Class 1’은 예상을 벗어나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인물들이 돋보이는 액션물이자 성장극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D.P.’(2020)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다. 

이호재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한석규와 김서형이 주연을 맡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아내를 위해 부엌 일기를 써 내려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소박하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엄선된 작품들로 규모를 확장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