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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단독] 9월 이사 앞둔 권양숙 여사 “양치기 소년된 것 같아 속상하다”
2015. 05. 21 by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

▲ 권양숙 여사는 거처를 옮길 자택의 완공 시기가 늦어지면서 사저 공개에 대한 약속이 더뎌지자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위크|경남 김해=소미연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봉하마을 사저를 떠날 준비에 한창이다. <시사위크>에서 단독으로 확인한 결과, 사저 인근에 마련한 권양숙 여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준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오는 8월말 경 이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권양숙 여사 측 조호연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기자에게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8월 말경에서) 9월 정도면 이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손길이 묻어있는 봉하마을 사저 공개도 추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에선 그간 사저 공개 절차의 가장 우선순위를 권양숙 여사의 이사로 꼽았다. 사저에 대한 각종 자료조사 착수 및 개방 시점과 동선 등의 확정은 권양숙 여사가 거처를 옮긴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게 노무현재단 측의 설명이었다.

◇ ‘사저 공개’ 약속 더뎌지는 것에 속상한 마음 토로

하지만 거처를 옮길 자택의 완공 시기가 늦어지면서 권양숙 여사는 마음이 무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조호연 비서실장은 같은 날 기자에게 “사저 공개에 대한 약속이 더뎌지는 것에 대해 권양숙 여사의 걱정이 컸다. ‘양치기 소년이 된 것 같다’면서 속상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면서 “여러 가지로 눈총 받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죄지은 사람처럼 지내신다”고 귀띔했다.

▲ 공사 막바지에 이른 권양숙 여사의 새로운 보금자리. 의경들이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접근이 어렵다. 권양숙 여사는 오는 8월 말경에서 9월께 이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경남 김해=소미연 기자
실제 봉하마을 주민들도 “외부 활동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전할 만큼 권양숙 여사의 행보는 조심스러웠다. 봉하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권양숙 여사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다름없이) 여기서 크고 동네 혼인을 했다. 동네 사람들은 (권양숙 여사를) 다 안다. 반가워할 사이인데 (사저에서) 잘 안 나오더라”고 말했다.

앞서 권양숙 여사는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봉하마을 사저를 홀로 지켜오다 2013년 11월 노무현재단에 사저 기부 의향서를 제출했다. ‘사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사저 공개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듬해 10월 권양숙 여사의 이사 소식이 한 차례 전해졌으나 당시 봉하재단 측은 기자에게 “사실무근”으로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사저 공개에 대한 보도가 이미 5년여 전인 2010년 11월부터 쏟아졌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샀다.

물론 권양숙 여사로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지난해 초부터 새 보금자리를 짓기 시작했으나 산을 깎아서 건물을 올리다보니 여러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고, 때문에 당초 산정한 시간을 초과했다. 실제 토목공사만 1년6개월이 소요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인간적 호소도 덧붙여졌다. 조호연 비서실장은 “권양숙 여사 혼자만 지내는 공간이 아니다.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자주는 아니지만 자녀가 찾아오면 머물 공간이 필요하지 않겠나. 또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면서 “본인이 처음 집을 짓는데다 고려할 사안이 많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 노무현재단 “사저 개방 관련 아직 결정된 것 없어”

하지만 권양숙 여사가 이사를 가도 당장 사저 공개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저 공개를 위한 첫 단추만 꿰었을 뿐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단적인 사례가 기념관식 활용 여부다. 김해시와 노무현재단이 ‘노무현대통령기념관’을 오는 2018년 9월에서 2019년 6월 사이 개관을 계획한 만큼 개관 이전에 사저를 기념관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노무현재단은 말을 아끼고 있다. 관계자는 20일 기자와 통화에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사저 개방과 관련된 일정이 정리되면 공식적으로 언론에 브리핑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께서 사저 개방을 기다리고 계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준비해서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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