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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단독] 유한킴벌리 ‘생리대 가격’ 조사, 공정위 ‘신고 접수’도 안됐다
2016. 08. 25 by 백승지 기자 tmdwlfk@sisaweek.com

▲ 7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지난 7월 생리대 ‘거품가격’을 조사하겠다던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당시 생리대 고가 논란이 확산되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신고가 들어와 조사를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25일 공정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시 관련된 신고 접수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신고 접수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정재찬 위원장이 서둘러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조사 검토'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공정위 “위원장님이 착각해서…”

지난 5월 생리대 가격 인상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유한킴벌리가 일부 신제품 가격을 7.5%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생리대의 주원료인 SPA, 펄프, 부직포 등의 가격은 내려가는데 제조업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해 가격인상을 강행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깔창생리대’ 사연까지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유한킴벌리 등 생리대 업체 관련 조사 여부’에 대해 “지금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동반성장위원회 최우수기업인 유한킴벌리는 2년간 직권조사가 면제되느냐”고 묻자 정 위원장은 “신고가 들어와서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25일 <시사위크>가 확인한 결과 당시 관련 신고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한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었다”며 “아마 정 위원장님이 국회서 답변하실 때 다른 신고건을 착각하고 급하게 답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기 전, 개인 사업자가 유한킴벌리를 대상으로 조사를 요청한 건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신고건은 유한킴벌리를 대상으로 했을 뿐, 가격에 대한 조사 요청은 아니었다. 이것을 공정거래위원장이 착각하고 국회에서 답변했다면 일 처리가 허술하기 짝이없다.

◇ 직권조사 면제 대상도 아닌데… 공정위 ‘동문서답’

당시 정 위원장이 ‘신고 접수’ 발언을 한 계기는 심상정 위원이 ‘유한킴벌리가 동반위 직권조사 면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반성장지수 최우수등급 기업에 인센티브로 직권조사 2년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올해 6월30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의 직권조사 면제는 하도급법에만 적용된다. 공정거래법상의 직권조사는 면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동반성장지수는  공정위의 직권조사 면제와 아무 관계가 없었던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직권조사 면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항은 아니고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 절차 지원 등에 관한 규준’의 하나”라며 “공정위와 함께 논의해서 만든 협약이라서  공정위가 내용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정 위원장의 발언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 논란이 일었던 만큼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장 논란이 됐던 유한킴벌리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아 조사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통상적으로 공정위가 기업 조사를 진행할 경우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경우에 따라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담당 조사관을 현장에 파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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