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의야지 마을에서 열린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 KT 제공>

[시사위크|평창=장민제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적한 산골마을에서 KT의 일곱번째 기가스토리가 탄생했다. 5G 등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한 게 특징으로, 이 같은 기술들이 산골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의야지 마을에선 '평창 5G 빌리지' 개소식이 열렸다. 이번 개소식엔 황창규 KT회장을 비롯해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하병필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관, 심재국 평창군수 등이 참석했다.

황 회장은 “5G 시범서비스를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KT가 세계통신업계에서 5G를 주도하고, “5G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플랫폼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야지마을에 조성된 ‘평창 5G 빌리지’는 정부가 진행하는 ‘민-관이 함께하는 대관령면 신바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또 KT가 2014년부터 추진 중인 ‘기가 스토리’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즉, 첨단 ICT 기술로 산골마을에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인 셈이다.

의야지 마을 내 꽃밭양지카페에 조성된 ‘5G AR 마켓’.<시사위크>

동기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통신주관사인 KT와 의야지마을의 상황이 맞물린 덕분이다. 인구 200명의 의야지 마을은 삼양목장, 하늘목장의 길목으로 연간 80만명이 지나간다. 그러나 콘텐츠의 부족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단 상무는 “평창올림픽에 방문할 많은 외국인에게 보여줄 것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기가스토리를 떠올렸다”며 “의야지 마을 주민의 의지도 강했다”고 말했다.

◇ 혁신기술 만난 의야지 마을, 달라진 점은?

핵심은 마을 중심부에 들어선 ‘꽃밭양지카페’다. 이 카페엔 방문객들이 첨단ICT로 관광을 안내받고, 특산품 판매 및 각종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이 조성됐다.

우선 카페에 들어서면 1층에선 AR기술이 적용된 테이블이 맞이한다. 이 테이블에선 비치된 테블릿으로 의야지마을, 삼양목장, 하늘목장, 알펜시아 등 대관령면 7개 명소 및 거점에 대한 소개와 함께 터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의야지 마을 내 꽃밭양지카페 2층에 비치된 5G 단말기 속도.<시사위크>

또 안쪽 벽면엔 동작을 인식하는 미디어월이 설치돼 있다. 여기선 동작인식을 기반으로 게임 및 관광명소 소개, 드론이 촬영한 마을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2층엔 5G네트워크를 활용한 ‘5G AR 마켓’이 조성돼 있었다. 이 곳에 놓인 테블릿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KT의 5G시험망 전용 단말기로, 홈쇼핑 같은 영상이 송출된다. 기존 홈쇼핑과 다른 점은 화면터치를 통해 진열된 상품을 360도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고, 상품 이력 등 다양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방문 당시엔 까막장, 황태 등 지역 특산품이 소개되고 있었다.

다만 5G시험망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철거되며, 추후 와이파이 또는 LTE망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또 꽃밭양지카페 주변으로는 ▲전기차와 충전시설 ▲스마트 힐링체어 및 가로등 ▲스마트 캐비닛과 화상회의 시스템 ▲관광객과 마을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조성됐다.

◇ 멧돼지 퇴치 솔루션 개발한 KT

의야지 마을에는 KT가 기가스토리 최초로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KT가 중소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이 솔루션은 레이더와 카메라로 물체를 감지하고, 빛, 소리, 퇴치스프레이 등으로 멧돼지를 쫓아내는 방식이다.

즉, 최신 IT기술을 통해 멧돼지로 입는 농작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농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들의 밭에 침입한 멧돼지를 확인하거나 퇴치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KT직원이 의야지 마을에 설치된 유해동물 퇴치 솔루션을 설명하는 모습.<시사위크>

다만 아직 침입한 객체가 사람인지 멧돼지인지 구별할 만큼 솔루션이 고도화되진 않았다. 현장에 있던 KT 관계자는 “현재는 침입체의 크기설정으로 멧돼지로 추측·인식하는 단계”라며 “추후 이미지 비교기술 등을 활용해 멧돼지인지 식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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