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의 재인수를 추진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이 정수기 사업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년 전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최대 정수기 회사인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매각하는 아픔을 겪은 웅진그룹은 내년 다시 정수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코웨이의 재인수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삼성증권과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생활가전 렌탈사업 사업 재개와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웅진은 지난 2013년 1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하면서 향후 5년간 국내에서 정수기 판매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을 맺었다. 해당 조항이 내년 1월 해제됨에 따라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당초 신규 법인을 설립해 사업 진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진 웅진은 코웨이 인수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웅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웅진은 이날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최대주주의)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 추진 대상은 MBK파트너스(코웨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전량(26.8%)이다. 웅진은 코웨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코웨이를 인수하겠다는 제 3자가 있어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인수에 손쉽게 성공할지는 아직은 장담키 어려운 분위기다. 우선 최대주주가 웅진의 바람대로 매각 작업에 곧바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코웨이는 20일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웅진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높은 몸값도 부담이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의 지분가치는 약 2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가격은 최대 2조원 중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 웅진은 2013년 1조2,000억원에 코웨이를 매각했다. 5년만에 두배 이상의 값을 주고 되찾아와야 하는상황이다.

그럼에도 웅진의 인수 의지는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코웨이 매각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깊은 애착을 드러냈다.

윤 회장은 국내 정수기 렌탈 사업의 개척자로 꼽힌다. 윤 회장이 1989년 코웨이 설립해 국내 정수기 시장의 기반을 닦었다. 특히 정수기 렌탈 사업과 코디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시장에 새로운 판도를 제시하기도 했다. 윤 회장이 다시 한번 정수기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코웨이는 해외 사업의 호조와 환경가전의 인기 상승으로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889억원, 영업이익 1,2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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