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이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이어진 ‘수주절벽’의 여파가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의 마무리도 속도를 내게 됐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부정적인 내년 실적전망과 함께 유상증자를 발표한데 이어 현대중공업까지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다소간 충격을 안겼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분사까지 실시했던 현대중공업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큰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닌,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한다. 수주절벽 여파로 내년 현금 유동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원활한 신규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선주사들이 신규 발주 시 조선사의 재무상태를 꼼꼼히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유상증자는 이미 낮은 수준인 부채비율을 더욱 낮추고, 무차입경영을 사실상 실현하게 해줄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진행한 지주사 체제 전환도 한층 완성도를 높이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120% 초과청약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 지분을 추가로 획득, 더욱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도 추진된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는 현대로보틱스에 상당한 자금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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