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8K 화질의 88인치 OLED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연초부터 LCD진영에 포문을 겨눴다. 8K OLED 패널의 개발 완료소식을 전하며 LCD TV에서 8K 화질 구현은 패널두께가 증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오랜 기간 지속된 OLED와 LCD(QLED)간의 대결이 올해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LGD가 OLED에 8K를 적용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시장성은 낮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OLED에선 8K 화질구현 어렵다?! 예상 뒤엎은 LGD

2일 LGD에 따르면 올해 열리는 CES에 자신들이 개발한 8K화질의 88인치 OLED가 공개된다. 8K는 FHD(1920×1080)보다 16배, UHD(3840×2160) 보다 4배(7680×4320) 더 선명한 해상도로, 88인치 OLED 패널서 구현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아직 LG전자의 TV에 적용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패널개발이 완료된 만큼 상용화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D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고객사들에게) 이 같은 패널을 개발했다고 알리는 차원”이라며 “파주 공장의 8.5세대 라인에서 언제든지 양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LGD가 8K OLED에 대해 자평한 대목이다. LGD는 “8K 시대를 앞두고 LCD 대비 OLED가 섬세한 화질을 구현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을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TV시장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떠올리게 한다. 앞서 노남석 삼성전자 상무는 지난해 열린 IMID 2017 비즈니스 포럼에서 “일본도 올림픽을 통해 8K급으로 중계를 진행할 수 있다”며 “OLED에선 2~3년 정도 후에 8K 해상도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OLED에서 8K 화질구현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을 한 것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8K 88인치 OLED의 개발을 완료하면서, 황 상무의 발언에 정면 반박한 셈이다.

또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8K를 적용해도 기존의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8K 해상도의 LCD가 기존과 동일한 밝기를 구현하기 위해선 백라이트 추가가 필요하다. 무게와 부피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과 동등한 수준의 밝기, 화질을 8K LCD TV에 구현하기 위해선 패널 뒷면에 백라이트를 결합하는 ‘다이렉트 방식’이 불가피하기에 제품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8K TV 대결서 LCD 진영의 삼성전자 QLED보다 자신들의 OLED가 우위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 QLED TV Q9.<삼성전자 제공>

◇ 8K OLED, 가격경쟁력 있나

다만 업계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8K 화질은 80인치 이상 대화면에서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데, 대화면은 ‘두께’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선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하지만) OLED도 4K보다 8K에서 필요 회로가 4배 더 많아진다. 비용 상승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88인치 이상의 TV라면 LCD, OLED 가릴 것 없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만큼, 8K LCD TV의 부피와 무게가 증가하는 건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뜩이나 비싼 OLED TV가 8K라는 이유로 가격이 증가하면 심리적 가격저항선에 부딪힐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LGD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존보다 생산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겠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OLED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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