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직서' 제출을 두고 '홍준표 대표 측근 전략공천' 차원에서 당 지도부가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전면 부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검찰발(發) 사정 한파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거나 재판을 받으면서 ‘다음은 누구냐’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런 가운데 부산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배덕광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직후 김진태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한 사람의 희생으로 한 사람이 살게 된 게 아니냐”는 자소섞인 비판과 배 의원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구을 지역에 홍준표 대표의 측근을 심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비판과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정했다.

배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국회 사무처에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내용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직한다”였다. 통상적으로 국회의원 사직서는 본회의 의결을 통해 처리되지만 회기가 아닐 경우 국회의장이 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달 중으로 배 의원의 사직서는 처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 의원 지역구에 대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정당 후보자들도 보궐선거 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당의 경우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홍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종혁 전 최고위원과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보궐선거 출마 후보자로 거론된다.

여기에 배 의원이 사직서 제출 직전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 대표의 측근을 전략공천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배 의원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 의원의 자진사퇴 이전 해당 지역의 당협위원장 임명을 보류한 배경을 두고도 김대식 원장의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김 원장이 자신의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홍 대표의 사당화 논란으로 당이 수차례 홍역을 치른만큼 ‘측근인사 전략공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당 핵심관계자는 2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배 의원이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한 것은 의사 전달 차원”이라며 “(배 의원이) 사직서를 내야한다는 식의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 국회의원직을 던지는데 당 지도부에 의사전달 안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어떤 결단을 통해 사표 냈는지 모르겠다. 사표를 내면 당연히 보궐선거는 하는 것이고 우리 당은 선거를 위해 인재영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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