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다음달 4일 열기로 했던 금강산 남북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왔다.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에 대해 우리 측 언론이 시비를 했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이면에는 외부에 알릴 수 없는 북한 내부의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 내부적으로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금강산 남북합동문화공연을 열기 위해서는 주민동원이 필요한데 그게 여의치 않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정세현 전 장관은 “(남북합동문화공연 장소가) 옛날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을 활성적으로 할 때 공연장인데 상당히 크다”며 “온정리 주민들만 동원해서는 안 될 것이고 어디서 또 실어와야 한다. 수송문제도 상당히 복잡하고 옷을 함부로 남루하게 입힐 수도 없지 않느냐. 솔직히 자존심 때문에 이런 것 얘기 못한다”고 추정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과거에 철도 도로 연결 때도 (북한이) 장비가 없어서 공사를 중단했지만 아무 설명 없이 그만두고 말았다”며 “내부적으로 수송문제나 주민동원 문제가 제대로 준비가 안 돼서 핑계 댈 것 없나 찾다보니까 우리 언론 문제 가지고 퉁치고 지나가자, 아마 그게 실제 이유가 아닌가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평창올림픽 직전에 개최될 예정인 북한의 건군 70주년 행사에 대해서는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게 정 전 장관의 생각이다. 본래 4월 25일 하던 건군절 행사를 유독 올해 2월 8일로 당긴 것은 평창올림픽에 맞춰 북한이 체제선전을 하겠다는 목적이라는 국내 분석이 있지만, 이미 2015년 북한은 2월 8일을 건군절로 부활시켰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2015년에 2월 8일로 이미 바꿨다. 그러니까 금년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작년까지는 꺾어지는 해가 아니기 때문에 실내 행사로 했을 것”이라며 “금년은 꺾어지는 해이고 더구나 작년 11월 28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행동 내지 물건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이것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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