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흐타르는 화수분의 선순환 구조를 갖춘 대표적 구단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최근 바르셀로나를 혼쭐내준 첼시의 윌리안.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독주에 적잖은 공을 세우고 있는 페르난지뉴.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유벤투스로 완전 이적하며 명문팀에서의 활약을 이어가는 중인 더글라스 코스타. 이들의 공통점은? 브라질 국적이라는 점 외에도 ‘샤흐타르 출신’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이들 뿐 아니다. 많은 기대 속에 AC밀란 유니폼을 입었던(현재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로 이적) 루이스 아드리아누, 빅 클럽의 주목을 받다 거액의 이적료로 중국 장쑤 쑤닝에 둥지를 튼 알렉스 테세이라, 그리고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얼마 전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헨리크 미키타리안도 샤흐타르에서 꽃을 피운 바 있다.

이처럼 샤흐타르는 좋은 선수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는 구단이다.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선수를 영입해 몇 년 뒤 거액에 되파는 ‘거상’으로 꼽힌다. 그만큼 선수의 잠재력을 잘 판단하고, 잘 육성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샤흐타르는 사실 환경이 썩 좋지 않다. 우크라이나 정세 때문이다. 2014년엔 홈구장이 폭격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두려움을 느낀 외국인 선수들이 이적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샤흐타르는 이러한 가운데서도 제값을 톡톡히 받아냈다.

샤흐타르의 존재는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가 크다. 샤흐타르는 주로 브라질 등 남미 선수들을 눈여겨보곤 한다. 남미 선수들은 대부분 뛰어난 개인기량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섣불리 유럽 빅리그에 진출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샤흐타르를 거친 선수들의 상당수는 성공적으로 유럽 빅리그에 안착했다.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빅리그에 비해 수월한편인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남미와 다른 유럽축구에 적응할 수 있다. 남미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애를 먹는 이유는 빠른 속도와 강한 압박 및 몸싸움인데, 우크라이나 리그 수준은 아무래도 빅리그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무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샤흐타르는 올 시즌에도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는 등 단골손님 중 하나다. 때때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활약한 선수는 당연히 명문구단들의 구애를 받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샤흐타르의 선순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선수들이 나가면 또 다른 유망주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최근 수년간만 해도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모두 떠났지만 샤흐타르의 전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시간으로 22일 새벽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는 샤흐타르의 이러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샤흐타르는 이탈리아의 명문 AS로마를 홈으로 불러들여 2대1 승리를 거뒀다. 전반에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2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날 샤흐타르의 승리를 이끈 선수 중 상당수는 앞서 이적한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됐다. 선수 이적시키며 얻은 거액의 이적료 중 일부를 투자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많은 명문구단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머지않아 샤흐타르에 적잖은 이적료를 안겨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샤흐타르의 저력은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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