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대북·안보 문제가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김 부위원장 방남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바라보는 '범진보', 그리고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며 천안함의 책임을 묻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범보수'의 힘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반대하고 정부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장외투쟁을 지양하고 국회 내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중도보수와 문제해결정당을 자처한 만큼 과격한 대응은 자제하지만, 이같은 방침이 좀처럼 표심으로는 연결되지 않으면서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9~23일 전국 성인 2,51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바른미래당은 7.1%로 지난주 대비 3.4%p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49.3%(▲3.4%p), 자유한국당 19.3%(▼1.5%p)에 이어 3위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민주당에서는 진보층(▲6.6%p, 65.4%→72.0%)과 보수층(▲1.8%p, 22.1%→23.9%), 중도층(▲1.7%p, 48.7%→50.4%) 모두 상승한 반면 한국당은 보수층(▼6.9%p, 52.3%→45.4%)에서, 바른미래당은 중도층(▼5.1%p, 16.0%→10.9%)과 진보층(▼2.6%p, 5.2%→2.6%) 모두 하락했다.

특히 무당층이 지난주보다 2.3%p 올라 13.7%를 기록한 점 등을 고려하면 바른미래당이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기대보다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며 "지도부 차원에서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날 대전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천안함 전사자 고(故) 민평기 상사의 부모님을 찾아뵌 것을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천안함 전범 김영철을 대한민국 땅에 불러들이면서 김영철의 도발로 전사한 자식을 둔 어머니들의 눈물과 절규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느냐"고 비판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주권국가의 국군통수권자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하고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이것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국민적 분노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외투쟁에 나선 한국당을 향해선 "기왕에 여야 간 합의됐던 2월 임시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거리에서 누운 것은 이제 일어나 국회에 와서 진지한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으로 승화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 방남을 둘러싼 여야의 감정싸움은 갈수록 격해져만 가는 모습이다. 동시에 2월 임시국회 종료를 이틀 앞두고 있어 또다시 '빈손 국회'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에 대해 "전 세계인이 평화올림픽을 응원하는 마당에 애초부터 '평양'을 들먹였고, (올림픽) 성공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실패의 저주를 일삼았다"며 "민심을 내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평창올림픽 성공 분위기를 색깔론으로 물타기 하려는 저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적 대통합과 대한민국 경제적 발전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보다 '남남갈등'과 '분열'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줬다"라며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기간 고생 많이 하셨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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