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와 함께 무리뉴와 첼시가 세웠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 시즌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에서 가장 강력하고,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맨체스터 시티다. 물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나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망도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맨시티는 좀 더 특별하다. 가장 치열한 무대인 EPL에서 독주를 달리고 있는 점, 다소 부족함이 엿보였던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히 발전한 점 등 때문이다.

시즌 초반부터 맨시티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무패·연승가도를 달렸다. 리버풀에 발목을 잡히며 아쉽게 무패행진을 마감했지만, 올 시즌 첫 패배였던 그 경기가 무려 23라운드였다. 22경기까지 1패도 기록하지 않았던 셈이다.

맨시티는 이후에도 지지 않는 팀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27경기를 치른 현재 23승 3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이제 11경기 남은 시점. 무패우승은 물건너 갔지만 그보다 더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기록이 있다. 바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승점 경신이다.

이 기록은 현재 첼시가 갖고 있다. 2004-05시즌, EPL에 혜성처럼 등장한 조세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무결점에 가까운 성적으로 이끌었다. 38경기를 치르며 29승 8무 1패 승점 95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후 이 기록에 가장 근접했던 팀 또한 첼시다. 바로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선임한 첼시는 30승 3무 5패 승점 93점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맨시티는 첼시를 넘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현재 맨시티의 승점은 72점이고,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만약 모두 승리할 경우, 33점을 더해 105점이란 엄청난 승점을 쌓게 된다. 이것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맨시티가 첼시를 넘기 위해 필요한 승점은 24점이다. 간단하게 8승 이상만 거두면 첼시를 넘게 된다. 11경기에서 8승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지금의 맨시티라면 불가능해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7승 3무 1패 정도의 성적만 거두더라도 맨시티는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다만, 6승에 그칠 경우엔 나머지 경기를 모두 비겨도 승점을 23점만 추가하게 된다. 첼시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즉, 맨시티는 남은 경기에서 기본적으로 7~8승은 거둬야 역대 한 시즌 최다 승점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이 기록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무리뉴가 세워 놓은 것을 갈아치운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은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동시에 호날두-메시 수준의 라이벌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맡아 부딪히더니, 이제는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시티를 각각 맡고 있다.

이미 사실상 EPL 우승을 확정지은 맨시티가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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