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우승팀 첼시는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순위를 기록 중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5위. 지난 시즌 챔피언 첼시의 현재 성적이다. 남은 경기가 한 자릿수로 접어든 가운데, 4위 토트넘보다 승점 5점이 부족하다.

1년 전, 첼시의 기세는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보여주는 것 못지않았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역대 한 시즌 최다 승점 기록에 도전할 정도였다. 비록 이 기록은 갈아치우지 못했지만, EPL 역대 최초로 한 시즌 30승 고지를 밟은 첼시다.

하지만 올 시즌은 지난 시즌의 강력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술의 마술사 같았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때때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알바로 모라타는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수비에서도 황당한 실수가 종종 나온다.

무엇보다 첼시는 ‘약자에게 약한’ 의적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막전에선 번리에게 전반에만 3골을 내준 뒤 패배했다. 10월엔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0패의 수모를 겪고 있던 크리스탈 팰리스를 만나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올 시즌 첫 득점과 승점, 승리 모두 첼시가 그 희생양이었다.

2월엔 악몽의 연속이었다. 본머스에게 0대3 완패를 당하더니 이어진 왓포드와의 경기에선 1대4로 무너졌다.

물론 유럽에서도 가장 치열한 리그로 꼽히는 EPL은 약팀이 강팀을 잡는 ‘사건’이 자주 벌어진다. 하지만 첼시는 약팀에게 너무 많이 졌다.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보면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현재까지 5패를 기록 중인 토트넘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레스터, 맨시티에게 패했다. 3패의 리버풀도 상대는 맨시티, 토트넘, 스완지였고, 5패의 맨유는 허더즈필드, 첼시, 맨시티, 토트넘, 뉴캐슬에게 패했다. 약팀 1~2팀에게 패한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의 패배는 강팀끼리의 경기에서 나왔다. 약팀에게 4~5번이나 진 팀은 없다. 이것이 현재 4위권에 포함된 팀들과 거기에서 벗어난 첼시의 차이다.

첼시는 최근 유독 ‘퐁당퐁당’ 행보가 두드러진다. 한 시즌을 잘하면 그 다음 시즌은 유난히 비틀거린다. 2014-15시즌 우승을 차지하더니 2015-16시즌엔 10위로 추락했고, 다시 2016-17시즌 우승을 차지하더니 올 시즌은 5위로 내려앉았다.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첼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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