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선수로는 오랜만에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더 많은 골로 승부를 겨루는 축구에서, 강력한 공격수의 존재는 강팀의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우승경쟁을 펼치는 팀들 대부분은 득점왕을 다투는 선수를 배출하곤 한다.

아울러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의 기준은 보통 한 시즌 리그 20골 이상이라 할 수 있다. 아주 간혹 20골 미만의 득점왕이 나오기도 하지만, 2008-09시즌 니콜라스 아넬카(19골, 당시 첼시) 이후 10년 가까이 그런 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리버풀은 최근 수년간 아쉬움이 컸다. 2014-1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간, 득점왕 경쟁은커녕 득점 순위 10위 안에 드는 선수도 배출하지 못했다.

리버풀의 마지막 득점왕은 루이스 수아레즈다. 등장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친 그는 2012-13시즌 23골로 아쉽게 득점 순위 2위를 차지하더니, 이듬해인 2013-14시즌 31골의 압도적인 기세로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심지어 당시 득점 순위 2위는 같은 팀 소속의 다니엘 스터리지(22골)이었다. 확실한 공격수의 부재가 리버풀에게 얼마나 큰 아쉬움일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가 24골을 터뜨리며 해리 케인과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3년 연속 득점왕 등극에 도전하는 해리 케인의 가장 큰 경쟁자다. 특히 8개의 도움까지 더한 살라는 32개의 공격포인트로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비록 우승 가능성은 멀어졌지만, 득점왕을 배출할 수 있게 된다면 리버풀에겐 그 또한 무척 기쁜 일이 될 것이다. 혹여나 득점왕 등극에 실패하더라도 살라의 존재감은 이미 상당하다.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날카로운 공격수를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관건은 살라를 지키는 것이다. 리버풀은 걸출한 공격수를 놓친 아픈 기억이 많다. 수아레즈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기량을 더욱 만개시켰고, 수아레즈 이전의 ‘리버풀이 배출한 득점왕’ 마이클 오웬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득점왕엔 오르지 못했으나 리버풀의 걸출한 공격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페르난도 토레스 역시 첼시 이적으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얼마 전엔 필리페 쿠티뉴도 바르셀로나로 떠나지 않았는가.

만약 오웬이나 토레스, 수아레즈가 리버풀에 남았다면 리버풀의 우승은 이미 이뤄졌을지도 모른다. 특히 수아레즈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14시즌, 리버풀은 승점 2점차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1992년생인 살라는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나이다. 올 시즌 보여준 활약은 그의 진가를 충분히 입증했다. 따라서 앞으로 많은 구단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입이 떡 벌어지는 거액의 이적료 및 연봉과 함께 말이다. 우승을 원한다면, 리버풀은 살라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아울러 살라를 중심으로 전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살라를 지키는 것이 리버풀 우승 도전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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