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단합 출범식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야당의 오랜 공세 끝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사퇴했지만, 여야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는 문구를 적은 배경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직접 겨냥하자 민주당은 “당신들의 과거를 보면 아직도 망할 게 많다”는 말로 받아치는 등 설전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17일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는 ‘한국당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 중인 한국당을 향해 “한국당이 이렇게 일을 안 하고 정쟁에만 매몰돼 국회를 공전시켜서 도대체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냐”며 “일 좀 하자”고 다그쳤다. 한국당의 배경막 문구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계속 가면 더 망할 것이다. 외유성 출장보다 더 나쁜 게 내유성 의정활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당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청와대와 국정농단세력, 그리고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당시의 명령이 지금 자유한국당이 국회에서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는 자세와 소속 의원에게 상임위의 참석을 하지 말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내린 것과 오버랩이 되어 참으로 씁쓸하다”며 “합리적 대안 없이 정쟁만 일삼는 절대반대야당은 절대 망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불법 이용해 포털 사이트에 문재인 정부 비판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원 김모 씨(필명 ‘드루킹’) 사건을 빌미로 추미애 민주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드루킹’이 민주당 소속 김경수 의원에게 SNS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국당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대표께 질문하고자 한다. 이번에 드루킹, 김경수 의원이 연루된 댓글조작사건. 매국노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는 디도스 사건 때문에 한나라당 대표가 대표직까지 내려놨었다. 추 대표는 본인의 대표직 자리를 내놓을 의향은 없느냐”고 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내용을 놓고도 한국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를 위한 대국민 시국강연회’에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언급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직전에 표를 얻기 위해서 서울(수도)을 옮기겠다고 해서 난리를 치고 국회 통과 된다 안 된다 하다가 박 전 의장이 노 전 대통령 (탄핵안) 방망이 때려서 탄핵까지 시켰다”며 당 소속 의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는 시뻘건 사람들이 많다. 노조만 알고 북한만 기쁘게 해주려고 온갖 애를 쓰는 이러한 개헌 노력을 우리는 반드시 저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 3당으로서 ‘제3지대’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을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작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뭐가 무서워서 개인적인 일탈을 숨기기에 급급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야당과 언론에 정치공세라며 궤변을 늘어놓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고 유승민 공동대표는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에서 서로 웃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적대적 공생관계’가 바로 저런 거구나 절감했다.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건전한 정치세력은 우리 바른미래당밖에 없다는 각오로 철저히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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