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5일 이후 남북대화 재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현장을 취재할 외신기자들이 베이징에서 원산행 고려항공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측이 23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 우리 측 취재진의 방문요청을 접수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16일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이후 냉랭했던 남북대화 채널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판문점을 통해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할 우리 측 2개 언론사 8명의 기자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이 이를 접수했다. 방북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이에 통일부는 “북측을 방문할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 및 수송지원 등 필요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부터 25일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하고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기자단을 초청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의 태도변화로 우리 취재진의 방북여부가 불투명했다. 우리 측 취재진은 일말의 가능성을 품고 베이징으로 갔으나, 북한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타국 기자들의 뒷모습만 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 북측이 다시 태도를 바꿈으로써 우리 측 취재진의 폐기현장 참관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평창올림픽 당시 남북 공동훈련을 위해 이용했던 양양-원산 간 직항로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영국 스카이뉴스 톰 체셔 기자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동이) 늦어지는 것은 남한 취재진의 도착 때문인 것 같다”며 “프레스 센터에는 그들의 네임카드가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기한 연기됐던 고위급 회담 등 남북대화 채널도 재개될 것이 기대된다.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졌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비난했던 한미연합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다.

물론 북측의 태도변화는 맥스선더 등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북측이 ▲한미정상회담 압박용 ▲북미정상회담 협상력 제고 등의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시 남북채널이 재개된다면, 북측이 당초 원했던 바를 일정부분 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이후에는 현재 여러 가지 교착상태에 있는 부분들이 풀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