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ING생명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알려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기세무조사 성격으로 판단되지만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 매각 작업 중 ‘세무조사 암초’ 돌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달 말부터 ING생명에 조사관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3년 ING생명의 대주주가 MBK파트너스로 바뀐 이후로 처음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ING생명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로 보인다”며 “이외에는 아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는 통상 4~5년 주기로 실시된다. 다만 정기세무조사라고 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기업의 재무 및 회계, 경영 내역을 샅샅이 살펴보는 과정인 만큼 그 자체로 부담이다.

더구나 ING생명은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민감한 시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 59.15%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조사를 받게 됐으니, 대주주 입장에서 편할리 만무하다. 특히 최근 매각 작업이 난항에 빠진 상황인 만큼 마음이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ING생명은 M&A 시장 ‘대어’로 꼽혀온 매물이다.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M&A 시장 등판 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ING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55.3%로 업종 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굵직한 금융사들이 일찍감치 군침을 흘려왔다. 지난 3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인수에 나란히 관심을 보이면서 M&A 시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 높은 몸값에 M&A 난항… 세무조사, 인수가 조정 변수될까

그러나 높은 몸값 때문에 매각 협상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서 ING생명의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2조원대 후반~ 3조원대으로 평가되고 있다. ING생명이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하나 선뜻 베팅을 하기에는 녹록지 않는 금액이다. 이 때문일까. 유력 인수 후보들이 인수 협상전에서 속속 발을 빼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ING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해온 신한금융은 최근 매각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KB금융도 인수전에서 발을 한 발 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달 열린 지주사 이사회 워크숍에서 “과도하게 비용을 치르는 보여주기식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를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세무조사 리스크까지 품게 됐으니 고민스런 일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자칫하면 추징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임직원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 변액보험의 수익구조와 해지환급금 등의 적정성 여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무조사 이슈로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몸값 낮추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브랜드를 5년간 사용하기로 했다. 브랜드 사용 기간은 올해 말 만료된다. 브랜드 사용권을 유지하고 있을 때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 만큼 연내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 가격 협상에서 한발 물러나는 카드를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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