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건전성 관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도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 회계기준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RBC) 비율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화손해보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화손보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방안을 동원해 자본확충에 공을 들여왔다. 다만 아직까지 갈길은 멀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어 RBC 비율이 관리가 녹록지 않아진데다 올해들어 RBC 비율도 소폭 하락했다.

◇ RBC 200% 근접하나 했더니… 170% 대로 ‘풀썩’

한화손보는 지난해부터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자본확충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는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본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선제적인 대비차원에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 강화를 압박해왔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감원은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 이하로 떨어지면 시정조치를 내린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를 웃도는 156%에 불과해 우려를 받았다. 이후 건전성 강화에 고삐를 죄며 RBC 비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2,000억대의 유상증자가 추진되며 건전성 지표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일각에선 RBC 비율이 200%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는 관망도 나왔다. 보험업권에서 200% 이상의 RBC 비율은 안정권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RBC 비율 개선세는 이같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손보의 RBC 비율이 180.7%까지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들어서는 오르기는커녕 소폭 낮아졌다. 올해 3월말 기준 한화손보의 RBC 비율은 173.8%에 그쳤다. 3개월 전보다 6.9%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과 각종 감독 규정 강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는 올해도 자본곳간 채우기에 분주하다. 한화손보는 올 하반기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추가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하필 이 때에”… 세무조사 부담까지 ‘이중고’

다행인 점은 신용평가업계가 한화손보의 신용도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나이스신평평가는 한화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또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도 'AA-'와 'A+'로 상향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5% 이상의 원수보험료 성장세를 보였고 보험영업 수익성이 개선된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최근 예기치 못한 변수가 한가지 등장했다. 세무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최근 세무당국은 일부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화손보도 포함됐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4년 이후 약 4년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통상 기업의 세무조사가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기 세무조사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대기업 금융사에 대해 날카로운 잣대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에서 고강도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칫 거액의 추징금이라고 받는다면 건전성 개선 작업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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