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과 일부 국가의 경기 부진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은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주식투자자금과 채권투자자금이 모두 선호하고 있는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국제 투자자금은 수익성보다 안전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6일 ‘글로벌 증권자금, 신흥국 이탈 지속’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유럽연합의 약세가 지속됐다. 서유럽 주식시장은 17주 연속 자본의 순유출 기록을 이어갔다. 이탈리아·독일의 정치 불안과 경영부진에 빠진 도이치뱅크의 구조조정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철강·자동차 산업을 두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신흥국 역시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무역 갈등으로 제조업체들의 생산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가상승이 겹쳤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EPS(주당 순이익) 전망이 하락세라고 밝혔다.

서유럽과 신흥국을 이탈한 주식투자자금 중 일부는 북미와 일본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갔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무역 갈등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주식시장보다 안정성이 높은 채권시장이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신흥국 대 선진국’ 구도도 더 뚜렷해졌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요국의 장기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서유럽이 가장 매력적인 채권투자처로 부상했다. 신흥국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순유출이 지속됐다.

다만 개별국가의 신용위험도를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은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주 연속으로 상승했던 주요 신흥국의 평균 CDS 프리미엄은 지난주에는 4bp 하락했다. 아직은 소수의견에 불과하지만, ‘신흥국 자산 저평가설’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신흥국의 주식이 저평가됐다며 매수 의견을 냈으며, 알리안츠그룹은 자산가격이 조정된 지금이 아시아의 달러채권을 매수할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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