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결국 밥상물가까지 위협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폭염의 여파가 밥상물가까지 덮쳤다. 채소와 축산물 가격이 이달 초 대비 폭등하면서 정부도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억원 규모의 가뭄 대책 예산을 선지원하고 추가 편성 등의 내용이 담긴 ‘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전망 및 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지난달 5일부터 가동한 농업재해대책상황실과 함께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비상 태스크포스(TF)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폭염이 길어지면서 일부 농축산물 수급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이달 초까지 평년 수준의 가격이던 노지 채소가 중순부터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고온에 민감한 배추는 지난 18일 ‘경계경보’까지 발령된 상황이다. 가격도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 이달 상순께 많은 비가 내린데다 폭염으로 중하순주 출하지역에서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1포기당 2,652원까지 올랐다.

무 역시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1개당 1,450원으로 뛰었다. 이당 초 1,128원보다 28.7%, 평년보다는 43,7% 올랐다.

아직 폭염 영향이 덜한 과일·채소 축산물도 계절적 수요 증가와 농가의 출하 조절 실패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토마토의 이달 중순 10㎏당 가격은 1만8,286원으로 초순의 9,086원보다 101.2%, 평년보다는 41.2% 올랐다. 수박도 1통(8㎏)당 1만5,287원으로 이달 상순의 1만2,524원보다 22.1%, 평년보다는 5.6% 비싸졌다.

복숭아와 포도도 평년보다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복숭아의 경우 이달 상순보다는 20.7%오른 1만8,628원에, 포도는 폐업 증가에 따라 평년보다 8.0% 오른 2만5,697원(5㎏ 기준·캠벨)에 거래되고 있다.

축산물은 통상 여름철 휴가와 보양식 특수로 수요가 늘어난다. 게다가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가축 폐사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폐사 가축은 125만2,320마리(닭 117만8,482마리, 오리 4만6,000마리, 메추리 2만 마리, 돼지 7,837마리)에 달한다. 피해 규모는 전체 사육마릿수 대비 돼지 0.07%, 닭 0.62%, 오리 0.44% 수준이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돼지고기는 1㎏당 5,335원으로 평년보다 10.1%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닭고기(산지)는 1㎏당 1,500원으로 이달 상순의 1,313원보다 14.2%, 계란(산지)은 10개당 819원으로 이달 상순의 676원보다 21.2% 각각 높다.

정부는 작황 및 수급 상황 변화를 신속·정확하게 모니터링 하기 위해 현지에 상주하는 산지기동반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배추는 하루 100~150t의 비축물량(총 6,000t 보유)을 당분간 집중 방출한다. 무는 봄무 계약재배 물량의 도매시장 출하 물량을 하루 20t에서 40t으로 늘리고, 고랭지 무 조기 출하 시기는 8월 중순에서 상순으로 앞당긴다. 무의 경우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시중 가격보다 20~30% 할인 판매도 한다.

아울러 폭염 장기화가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관개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밭 중심으로 관정 개발에 나선다. 또한 간이 급수시설 설치와 살수차 운영 등의 급수 대책 비용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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