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개발도상국‧빈곤국과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맺는 ‘일대일로’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블룸버그의 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부터 4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6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에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출한 금액(120억달러)의 다섯 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 중 200억달러는 신용공여의 형태로, 150억달러는 양허성 차관으로 전달된다. 100억달러는 특별기금으로 조성되며 중국 정부‧기업의 아프리카 상품 수입을 지원하는데도 50억달러가 사용될 계획이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올해 말까지 아프리카의 일부 최빈국들과 막대한 부채로 경제가 어려운 국가들에게 무이자로 자금을 대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사회는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정책에 ‘부채 트랩’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재정상황이 좋지 못한 국가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빌려주고, 이를 무기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지난 8월 중국 기업에 의해 진행되던 대형 건설사업 두 개(약 200억달러 규모)를 취소하며 일대일로를 “또 다른 형태의 식민주의”라고 비난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서는 콩고와 자부티, 잠비아가 부채 위험국가로 뽑힌다.

시진핑 주석은 이와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수원국들에 대한 5무(無) 접근법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수립한 발전계획을 바꾸려 시도하지 않을 것, 이들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 중국의 의사를 강요하지 않을 것,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 등이 그 내용이다. 일대일로 정책에 제기되고 있는 비판들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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