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평양시민 15만 명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능라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주요 장면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정계성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했던 ‘대집단체조’에 대해 ‘빛나는 조국’이라는 명칭 대신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이라고만 보도했다. 무엇보다 ‘반미’ 구호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소식을 전하면서 ‘빛나는 조국’이라는 명칭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 대집단체조의 명칭은 ‘빛나는 조국’으로 10만 명 이상 참여하는 대대적인 행사다. 북한의 역사와 미래를 무용과 카드섹션 등으로 승화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국가관을 확립시켰던 ‘아리랑 축전’의 후신이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북측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준비했는데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적인 틀은 ‘빛나는 조국’으로 알고 있고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미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제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대집단체조 중 카드섹션에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님을 환영합니다’  ‘4.27 선언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등의 문구가 나왔으며 핵심 상징물로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올랐다.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이 평양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자 평양시민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시민 15만명이 운집한 자리에서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그림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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