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서 판매되던 일본 이가라시 세이멘 제품들이 후쿠시마 소재의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홈플러스 온라인몰
홈플러스에서 판매되던 일본 이가라시 세이멘 제품들이 후쿠시마 소재의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는 3일 오후부터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 홈플러스 온라인몰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일본산 라면의 제조공장이 후쿠시마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방사능 피폭 위험 식품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 홈플러스 측은 안전 문제는 없었지만 고객 안심차원에서 해당상품의 판매를 중지한다는 입장이다.

◇ 후쿠시마 산 일본라면 판매에 ‘방사능 피폭 위험 식품’ 논란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홈플러스에서 후쿠시마산을..’이란 제목의 글이 화제로 떠올랐다.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일본산 라면의 원산지를 살펴보니 후쿠시마였다는 것으로, 글을 올린 A씨는 ‘누가 이걸 들여올 생각을 한거냐’고 꼬집었다.

실제 A씨가 공개한 이미지를 살펴보면 이 라면의 제조사는 ‘이가라시 세이멘’이다. 공장의 소재지는 ‘후쿠시마현 키타카타시’로 표기됐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 유출로 논란을 빚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과 약 100km 떨어진 곳이지만, 같은 ‘후쿠시마’ 지역인 셈이다. A씨의 글은 각종 커뮤니티로 빠르게 유포되면서 비난 여론을 키웠고, 홈플러스를 성토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히 홈플러스는 이가라시 세이멘 공장의 다양한 제품들(도쿄 소유라멘, 돈코츠라멘 등)을 올해 초부터 판매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홈플러스는 3일 “검사결과,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다”면서도 “고객 안심차원에서 해당 상품들을 (3일) 오후부터 판매중지 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해당 라멘의 생산지역은 일본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 공장으로, 원전 사고지역과는 100km 이상 떨어진 곳”이라며 “‘서울에서 정부세종청사’ 혹은 ‘강릉-춘천’, ‘강릉–원주’ 간의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수입단계부터 방사능 피폭 검사를 마쳐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상품들”이라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발표한 방사능 정보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장이 위치한 기타카타시 오시키리미나미 지역의 방사선량은 2014년 이후 현재까지 0.1μSv/h 이하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일본산 상품을 국내에 수입할 때는 방사능 피폭 검사를 하는 것으로 규정돼다”며 “국내 들여온 모든 상품은 관련기관(식약처)으로부터 검사확인 후 수입신고필증을 교부 받은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이가라시 세이멘 공장과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거리. / 구글 지도
일본 이가라시 세이멘 공장과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거리. / 구글 지도

◇ 위법은 아니지만… 아쉬운 홈플러스 판촉활동

홈플러스의 상품판매 중단 결정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고객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홈플러스가 일본라멘을 판매하면서 ‘후쿠시마’라는 단어는 쏙 빼고 판촉활동을 벌였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논란이 된 라멘의 표면을 살펴보면 제조사 주소는 일본어로만 적혀 있고, 한글로는 ‘원산지 일본’까지만 표기됐다. 이는 현행법 상 농·수산 및 가공품 원산지를 국가까지 표기토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법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후쿠시마’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를 고려했다면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면 원산지를 ‘일본 후쿠시마’로 제대로 표기하고, ‘방사능 피폭검사증’이라도 전면에 내걸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했어야 했다는 뜻이다.

고객들은 “소비자의 관찰과 행동이 중요해졌다”며 “괜찮을 순 있겠지만, 사회적, 국민 정서상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후쿠시마산’이란 걸 표기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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