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입당 이후 한 달여 만에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고 순위 계단에 올랐다. / 뉴시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 입당 이후 한 달여 만에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고 순위 계단에 올랐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새해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는 전·현직 국무총리의 대결로 점철됐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12월 24일~28일) 결과, 이낙연(13.9%) 총리와 황교안(13.5%) 전 총리가 0.4%p 차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실시한 여론조사(12월 26일~27일)에서도 이낙연 총리과 황교안 전 총리는 각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양자대결 구도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오세훈의 추격세… 황교안 멀지 않았다

변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보수진영에서 그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전 시장은 황교안 전 총리 다음으로 많은 보수층 지지율을 이끌어냈다.

특히 리얼미터 조사 응답자 가운데 보수야권·무당층은 홍준표(9.0%)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9.3%) 전 바른미래당 대표보다 오세훈(14.4%) 전 시장에게 지지를 보냈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범야권 응답자들의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오세훈(17.7%) 전 시장은 황교안(21.8%) 전 총리와 오차범위에서 순위를 다퉜다.

따라서 보수진영의 대선 레이스는 향후 황교안 전 총리의 ‘굳히기’와 오세훈 전 시장의 ‘뒤집기’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관건은 자유한국당 내 경쟁력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입당 여부를 고민 중에 있고, 오세훈 전 시장은 입당한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오세훈 전 시장의 정치적 결단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전과 달라진 모습에 “진정성을 느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일례가 의원실 순회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입당 이후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인사를 했다. 일종의 ‘신고식’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등장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뉴시스
오세훈 전 시장의 등장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뉴시스

반응은 좋았다. 오는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눈도장을 찍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지만, 반대로 권력 의지를 보여줬다는데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물론 오세훈 전 시장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8년 만의 복귀인데 인사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탈당하고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했으나, 지난해 2월 다시 한 번 탈당을 감행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에 돌아온 것은 1년 10개월만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스스로를 “바깥에 나가있던 탕아”라고 말했다.

돌아온 탕아는 ‘추미애 대항마’로 부상했다. 당의 요청에 따라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이 5선을 달성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한국당에선 험지로 분류돼 당협위원장 공모조차 쉽지 않았던 곳이다. 따라서 오세훈 전 시장의 정치적 결단이 당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당연한 결과다. 새해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사실상 오세훈 전 시장의 입당 한 달에 대한 평가와 같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데 당내 이견이 없다.

페이스 메이커는 아직 모른다. 다만 오세훈 전 시장이 보수진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황교안 전 총리의 막강한 경쟁자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은 “정치인 오세훈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총리의 관망이 길어지면서, 도리어 오세훈 전 시장에게 선두를 뺏길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당은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지도자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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