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복귀로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롯데면세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신동빈 회장의 복귀로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롯데면세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의 올해 최대 과제 중 하나는 단연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쪽 지분을 크게 낮춰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지막 퍼즐로 통한다. 이 작업은 또 ‘롯데=일본기업’이라는 해묵은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제동이 걸린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선 롯데면세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호텔롯데에서 가장 많은 사업 비중(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 돼야만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당시 호텔롯데의 추정 공모가는 8만5,000~11만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5조원 수준을 기대했다. 하지만 IB업계 등에서는 2년이 지난 현재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는 이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호텔롯데의 맏형인 롯데면세점에 거는 회사 안팎의 기대가 어느 때 보다 높은 시점이지만, 실상은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호텔롯데 면세사업의 매출액은 4조156억원. 이는 3조9,896억의 매출을 달성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0.65%)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여타 3개 사업(호텔‧월드‧리조트) 부문이 더 큰 성장세를 보이면서 면세사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사업자 선정 잇따라 고배 ‘불안한 1위’

2016년 3분기 84.3%에 달했던 매출 비중은 이듬해 84%로 하락한 뒤 지난해 82.9%까지 하락했다. 자연스레 줄어든 면세사업 비중은 더 큰 실적 개선을 일궈낸 3개 사업에 돌아가고 있다. 2017년 3분기 때 보다 7.9% 매출이 오른 호텔사업의 매출 비중은 11.3%로 확장됐다. 이는 1년 전 보다 0.6%p 늘어난 수치다. 월드사업 부문도 동기간 0.1%p 올라 5%의 문턱에 다다랐다. 무려 51.9%의 매출 신장을 일궈낸 리조트사업은 매출 비중 1%의 고지에 올랐다.

롯데면세점에 몰려오는 먹구름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요 출국장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공고했던 업계 1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연말 제주공항 입찰에서 호텔신라에 무릎을 꿇었다. 또 지난해 중순 치러진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 DF5 면세사업자 선정에서 신세계에 패했다. 특히 인천공항 입찰에서는 최고가를 제시하고도 탈락해 적잖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연말에는 김포공항을 호텔신라에 내줬다. ‘한국의 관문’에서 방을 빼게 됨에 따라 2016년 42%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은 37%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2위 신라면세점이 6~7% 격차로 그 뒤를 바짝 쫒고 있다.

다만 시내면세점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건 위안거리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구 명동본점과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점 매출이 각각 4조원, 1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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